• 세 명의 검은 공주

    그림 동화
    깊은 숲 속에 아무도 살지 않는 것 같은 커다란 성이 있었어요. 어느 날, 길을 잃은 용감한 청년이 이 성을 발견했답니다. 성문은 스르륵 열려 있었고, 안은 아주 조용했어요. "아무도 없나?" 청년은 배가 고팠는데, 마침 식탁에 맛있는 음식이 차려져 있었죠! 청년은 음식을 맛있게 먹고, 밤이 되자 따뜻한 침대도 나타나서 편안하게 잠이 들었어요.

    다음 날 밤, 청년이 잠들려고 할 때, 이상한 소리가 들렸어요. 살금살금. 문이 열리더니, 까만 옷을 입은 세 명의 아름다운 공주님이 들어왔어요. 하지만 공주님들 얼굴은 슬퍼 보였어요.
    첫째 공주님이 말했어요. "우리는 나쁜 마법에 걸려 까맣게 변했어요. 당신이 우리를 도와줄 수 있어요."
    둘째 공주님이 덧붙였죠. "일 년 동안 우리에게 말을 걸거나 우리를 쳐다보지 않아야 해요. 그러면 마법이 풀릴 거예요. 하지만 아주 어려운 일일 거예요."
    셋째 공주님은 아무 말 없이 고개만 끄덕였어요.
    청년은 용감하게 대답했어요. "걱정 마세요! 제가 꼭 도와드릴게요!"

    첫 번째 밤, 공주님들이 청년 방에 와서 슬픈 노래를 불렀어요. 청년은 너무 궁금해서 살짝 눈을 떠 공주님들을 보고 말았어요. 그러자 첫째 공주님이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요. "아, 당신은 약속을 어겼어요." 그리고는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어요. 청년은 너무 미안했어요. "이럴 수가! 다음엔 꼭 성공해야지!"

    두 번째 밤, 남은 두 공주님이 와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속삭였어요. 청년은 너무 웃음이 나서 그만 "하하, 정말 재밌네요!" 하고 말을 걸고 말았죠. 둘째 공주님도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당신은 또 약속을 지키지 못했군요." 그리고 둘째 공주님도 사라졌어요.

    이제 남은 공주님은 한 명뿐이었어요. 청년은 정말 정말 후회했어요. '이번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약속을 지킬 거야! 절대로 눈도 뜨지 않고, 말도 하지 않을 거야!'
    마지막 밤, 셋째 공주님이 청년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어요. 공주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청년은 공주님이 얼마나 슬픈지 느낄 수 있었어요. 청년은 눈을 꼭 감고, 입을 꾹 다물었어요. 아무리 궁금해도, 아무리 말을 걸고 싶어도 꾹 참았어요. 공주님이 작은 소리로 흐느끼는 것 같았지만, 청년은 꾹 참았어요.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 갑자기 방 안이 환해졌어요!
    청년이 조심스럽게 눈을 뜨자, 까만 옷의 공주님은 온데간데없고, 눈부시게 아름다운 공주님이 활짝 웃고 있었어요!
    "고마워요, 용감한 청년님! 당신 덕분에 마법에서 풀려났어요!" 공주님이 기쁘게 말했어요.
    그때, 사라졌던 두 공주님도 하얗고 예쁜 모습으로 돌아와 청년에게 감사 인사를 했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청년은 그중 가장 마음이 갔던 셋째 공주님과 결혼해서, 아름다운 성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그리고 다시는 밤에 몰래 눈을 뜨거나 약속을 쉽게 어기지 않았대요. 물론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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