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노스트와 그의 세 아들

    그림 동화
    햇살 좋은 어느 마을에 크노스트 할아버지와 세 아들이 살고 있었어요. 아들들은 이제 다 커서 각자 세상을 경험해 보고 싶어 했죠. 그래서 어느 날, 세 아들은 아버지께 인사하고 씩씩하게 길을 나섰답니다.

    첫째 아들은 숲 속을 걷다가 작은 할아버지를 만났어요. 할아버지는 첫째 아들에게 낡은 배낭 하나를 주며 말했어요. "이 배낭은 아주 특별하단다. '배낭아, 군인 나와라!' 하고 외치면 용감한 군인들이 끝없이 튀어나올 게다." 첫째 아들은 신기해서 "고맙습니다!" 하고 배낭을 짊어졌어요.

    둘째 아들은 넓은 들판을 지나다가 멋쟁이 사냥꾼을 만났어요. 사냥꾼은 둘째 아들에게 낡은 모자 하나를 건네며 말했죠. "이 모자를 쓰고 '모자야, 대포 나와라!' 하고 외치면, 아주 강력한 대포들이 나타날 것이다." 둘째 아들은 "정말 멋진데요!" 하며 모자를 받아 썼어요.

    셋째 아들은 높은 산을 넘다가 피리 부는 음악가를 만났어요. 음악가는 셋째 아들에게 낡은 뿔피리 하나를 주며 속삭였어요. "이 뿔피리를 불면, 아무리 단단한 성벽이라도 와르르 무너져 내릴 거야." 셋째 아들은 "굉장한데요!" 하고 뿔피리를 소중히 챙겼죠.

    얼마 후, 세 아들은 어느 큰 도시 앞에서 우연히 다시 만났어요! 각자 얻은 신기한 물건 이야기를 나누며 아주 기뻐했죠. "우리 힘을 합치면 못할 일이 없겠는걸!" 첫째가 말하자 모두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 도시의 임금님에게는 아주 예쁜 공주가 있었는데, 임금님은 공주와 결혼하려면 아주 어려운 시험을 통과해야 한다고 소문냈어요. 세 아들은 임금님을 찾아가 말했어요. "저희가 공주님과 결혼하고 싶습니다!"

    임금님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어요. "좋다. 그렇다면 하룻밤 사이에 내 성을 군인들로 가득 채워 보아라!"
    첫째 아들이 배낭을 열고 외쳤어요. "배낭아, 군인 나와라!" 그러자 순식간에 수많은 군인들이 나타나 성 안을 가득 메웠죠. 임금님은 깜짝 놀랐어요.

    "흠, 그렇다면 이번엔 내 성 주위를 대포로 빈틈없이 둘러싸 보아라!"
    둘째 아들이 모자를 쓰고 외쳤어요. "모자야, 대포 나와라!" 그러자 우르릉 쾅쾅 소리와 함께 수많은 대포가 성 주위를 에워쌌어요. 임금님은 더욱 놀랐죠.

    "마지막이다! 이 단단한 성벽을 단숨에 무너뜨려 보아라!"
    셋째 아들이 뿔피리를 힘껏 불자, "뿌우우웅!" 하는 엄청난 소리와 함께 성벽이 와르르 무너져 내렸어요. 임금님은 이제 겁이 덜컥 났어요.

    하지만 임금님은 욕심쟁이였어요. 밤에 공주를 시켜 세 아들이 잠든 틈을 타 배낭, 모자, 뿔피리를 몰래 훔쳐 오게 했어요. 아침에 일어난 세 아들은 물건들이 없어진 것을 알고 크게 실망하며 도시를 떠났답니다.

    슬픔에 잠겨 숲길을 걷던 중, 막내아들이 길가에서 이상한 사과나무 두 그루를 발견했어요. 한 나무의 사과를 먹으니 코가 피노키오처럼 쭉 길어지는 게 아니겠어요? 깜짝 놀라 옆 나무의 사과를 먹으니 코가 다시 원래대로 돌아왔어요! "이거다!" 막내아들은 두 종류의 사과를 잔뜩 따서 형들에게 달려갔어요.

    세 아들은 다시 도시로 돌아가 과일 장수로 변장했어요. 그리고 코가 길어지는 사과를 공주에게 "아주 맛있는 특별한 사과랍니다!" 하고 팔았죠. 공주는 아무것도 모르고 사과를 맛있게 먹었어요. 그러자 공주의 코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길어지기 시작했어요! 궁궐 안은 난리가 났죠.

    그때 세 아들이 의사처럼 나타나 말했어요. "저희가 공주님의 코를 고쳐 드릴 수 있습니다. 대신 저희가 잃어버린 물건들을 돌려주십시오." 임금님은 어쩔 수 없이 훔쳤던 배낭, 모자, 뿔피리를 돌려주었어요. 세 아들은 코가 줄어드는 사과를 공주에게 주었고, 공주의 코는 다시 예쁘게 돌아왔답니다.

    임금님은 약속을 지켜 막내아들과 공주를 결혼시켰어요. 세 아들은 그 나라에서 아주 중요한 일을 맡아 오랫동안 행복하게 살았다고 해요. 물론, 가끔씩 마법 물건들로 신나는 장난도 치면서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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