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철 한스

    그림 동화
    아주 먼 옛날, 커다란 숲이 있었는데, 이 숲은 조금 이상했어요. 누구든 한번 들어가면 다시는 나오지 못했거든요. 왕은 걱정이 되어 용감한 사람에게 큰 상을 내걸었죠.

    어느 날, 용감한 사냥꾼 하나가 숲으로 들어갔어요. 사냥꾼은 숲 속 깊은 곳에서 이상한 연못을 발견하고는 물을 다 퍼내 보았어요. 그랬더니 글쎄, 온몸이 쇠처럼 단단하고 길고 덥수룩한 머리카락을 가진 '쇠 한스'라는 야생 인간이 나타났지 뭐예요!

    왕은 쇠 한스를 잡아다 궁궐 뜰에 있는 커다란 우리에 가두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어린 왕자님이 황금 공을 가지고 놀다가 그만 공이 우리 안으로 떼구루루 굴러 들어갔어요.
    "내 공 좀 꺼내 줘!" 왕자님이 말했어요.
    쇠 한스가 대답했죠. "네가 우리 열쇠를 가져다주면 공을 돌려주지. 열쇠는 네 엄마 베개 밑에 있을 거야."
    왕자님은 망설였지만, 황금 공이 너무 갖고 싶어서 살금살금 엄마 방으로 가 베개 밑에서 열쇠를 꺼내 왔어요. 쇠 한스는 풀려나자마자 왕자님을 어깨에 번쩍 태우고 숲으로 쌩 하고 달려갔답니다!

    쇠 한스의 숲에는 아주 맑고 반짝이는 샘이 있었어요. 쇠 한스는 왕자님에게 말했어요. "이 샘을 잘 지켜야 한다. 절대로 아무것도 빠뜨리면 안 돼!"
    하지만 왕자님은 샘에 손가락을 살짝 담갔다가 그만 손가락이 황금색으로 변해버렸어요. 다음 날에는 머리카락 한 올이 빠져 황금 머리카락이 되었고, 그 다음 날에는 그만 샘에 머리를 통째로 빠뜨려 온 머리가 황금색으로 빛나게 되었죠.
    쇠 한스는 조금 화가 났지만 왕자님에게 말했어요. "너는 내 말을 듣지 않았으니 이제 떠나야 한다. 하지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쇠 한스!' 하고 세 번 외치거라. 내가 도와주마." 그리고는 왕자님에게 많은 보물을 주었어요.

    왕자님은 다른 나라로 가서 자신의 황금 머리카락을 모자 속에 꼭꼭 숨기고 정원사의 조수로 일했어요. 어느 날, 그 나라에 전쟁이 났어요. 왕자님도 싸우고 싶었지만, 정원사는 절뚝거리는 말 한 마리만 내주었죠. 왕자님은 숲을 향해 크게 외쳤어요. "쇠 한스! 쇠 한스! 쇠 한스!"
    그러자 순식간에 멋진 갑옷과 훌륭한 말, 그리고 철로 무장한 병사들이 나타났어요! 왕자님은 용감하게 싸워 전쟁을 승리로 이끌고는 바람처럼 사라졌답니다. 이런 일이 세 번이나 있었어요. 왕은 이 용감한 기사가 누군지 몹시 궁금해했죠.

    전쟁이 끝나고, 왕은 공주와 결혼할 사람을 찾기 위해 큰 잔치를 열었어요. 공주가 던지는 황금 사과를 받는 사람이 공주와 결혼하는 것이었죠.
    첫째 날, 빨간 갑옷을 입은 멋진 기사가 나타나 사과를 받아 갔어요. 둘째 날에는 하얀 갑옷의 기사가, 셋째 날에는 검은 갑옷의 기사가 나타나 사과를 받아 갔죠. 그런데 이 검은 갑옷의 기사가 모자를 벗자, 바로 정원사의 조수였던 왕자님이었어요! 햇살 아래 황금 머리카락이 눈부시게 빛났답니다.

    공주님은 그 용감한 기사가 왕자님인 것을 알아보고 기뻐했어요. 왕자님과 공주님은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어요. 결혼식 날, 아주 위엄 있고 멋진 왕 한 분이 찾아왔는데, 바로 쇠 한스였어요! 왕자님의 용감하고 착한 마음씨 덕분에 쇠 한스는 마법에서 풀려나 원래의 멋진 왕으로 돌아온 것이랍니다.
    쇠 한스는 자신의 왕국과 모든 보물을 왕자님에게 선물했고, 왕자님과 공주님, 그리고 쇠 한스는 모두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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