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귀와 그의 주인
이솝 우화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날, 한 농부가 당나귀 등에 소금을 잔뜩 싣고 시장으로 가고 있었어요. 당나귀는 무거운 짐 때문에 터벅터벅 힘들게 걸었죠.
얼마쯤 갔을까, 작은 개울을 건너야 했어요. 당나귀가 조심조심 발을 내딛다가 그만 미끄덩! 하고 물에 빠지고 말았어요. 허둥지둥 물 밖으로 나왔는데, 어라? 등이 훨씬 가벼워진 거예요! 물에 소금이 녹아서 짐이 줄어든 거였죠. 당나귀는 속으로 '와, 이거 좋은데?' 생각했어요.
다음 날, 농부는 또 당나귀 등에 소금을 실었어요. 개울가에 다다르자 당나귀는 꾀를 냈어요. '히히, 어제처럼 하면 또 가벼워지겠지?' 일부러 첨벙! 하고 물에 빠졌답니다. 역시나 소금이 녹아 짐이 가벼워졌어요. 당나귀는 신이 났지만, 농부는 당나귀의 꾀를 눈치챘어요.
그 다음 날, 농부는 빙긋 웃으며 당나귀 등에 이번에는 솜을 가득 실었어요. 당나귀는 '오늘도 물에 빠져서 편하게 가야지!' 생각하며 개울에 도착하자마자 또 첨벙! 물속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솜이 물을 흠뻑 빨아들여서 짐이 아까보다 몇 배는 더 무거워진 거예요! 당나귀는 "어이쿠! 끙끙!" 하며 겨우겨우 물 밖으로 나왔지만, 등은 끊어질 것처럼 무거웠어요.
그제야 당나귀는 깨달았어요. 잔꾀를 부리면 결국 자기만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요. 그 뒤로는 다시는 꾀를 부리지 않고 성실하게 짐을 날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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