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왕의 아이들
그림 동화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도 아니고, 그냥 어느 멋진 왕국에 아들 걱정이 이만저만 아닌 임금님이 살았어요. "우리 아들이 열여섯 살이 되면, 사슴 때문에 큰일이 날 거래!" 점쟁이의 말 때문이었죠.
왕자님은 씩씩하게 자랐지만, 어찌나 사냥을 좋아하는지! 임금님은 "얘야, 사냥은 위험하단다!" 하고 말렸지만, 왕자님은 "괜찮아요, 아버지!" 하고 매일 숲으로 달려갔어요.
드디어 왕자님이 열여섯 살 생일을 맞았어요. 그날도 왕자님은 신나게 사냥을 나섰죠. 깊은 숲속에서 길을 잃었는데, 그때 백발의 할아버지가 나타났어요. "젊은이, 황금 성에 갇힌 아름다운 공주 이야기를 아는가? 공주를 구하려다 실패하면 무시무시한 벌을 받는다네." 사실 이 할아버지는 사슴으로 변신한 마법사였지만, 왕자님은 까맣게 몰랐죠.
왕자님은 용감하게 말했어요. "제가 공주님을 구할래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끄덕이며 비밀을 알려주었어요. "황금 성에 가면 사흘 밤 동안 열두 명의 검은 그림자들이 나타날 걸세.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말을 걸거나 소리를 내선 안 되네. 사흘째 밤, 공주가 술잔을 건네거든 절대 마시지 말고, 대신 입맞춤을 청하게. 그러면 마법이 풀릴 걸세."
왕자님은 황금 성으로 향했어요. 첫째 날 밤, 정말로 검은 그림자 열둘이 나타나 왕자님을 놀리고 약 올렸지만, 왕자님은 입을 꾹 다물었어요. 둘째 날 밤도 마찬가지였죠. 셋째 날 밤, 또다시 그림자들이 나타났지만 왕자님은 꿋꿋했어요.
그러자 아름다운 공주님이 나타나 향긋한 음료를 건넸어요. 왕자님은 할아버지의 말을 떠올리고 말했어요. "공주님, 음료 대신 저에게 입맞춤을 해주세요." 공주님이 왕자님에게 살짝 입을 맞추자, 와아! 황금 성이 반짝이며 원래의 아름다운 모습으로 돌아왔고, 모든 마법이 풀렸어요!
왕자님과 공주님은 결혼해서 아주 행복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왕자님은 또 사냥이 하고 싶어졌어요. 공주님은 걱정하며 마법 반지를 주었어요. "이 반지를 돌리며 '공주에게 돌아가고 싶어!'라고 외치면 순식간에 제 곁으로 올 수 있어요."
왕자님은 숲에서 새하얀 사슴을 발견하고 뒤쫓아갔어요. 그 사슴은 사실 못된 마법사였죠! 왕자님은 길을 잃고 헤매다 작은 오두막을 발견했어요. 그곳에는 한 할머니가 살고 있었는데, 이 할머니도 마법사의 한패였어요. 할머니는 "반지가 더러워졌네요. 제가 닦아드릴게요" 하더니 슬쩍 가짜 반지로 바꿔치기했어요. 왕자님이 반지를 돌려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그만 나무로 변해버렸답니다!
공주님은 왕자님이 돌아오지 않자 너무 걱정되어 직접 찾아 나섰어요. 마침내 오두막을 발견했는데, 그곳에 있던 작은 새 한 마리가 모든 비밀을 속삭여주었어요. "저 할머니가 왕자님을 나무로 만들고 진짜 반지를 숨겼어요!"
공주님은 꾀를 내어 할머니에게 물었어요. "할머니, 사람을 나무로 바꾸는 마법은 어떻게 하는 거예요? 정말 신기한데, 이 나뭇가지에 한번 보여주실 수 있나요?" 할머니가 신나서 마법을 보여주려다 그만 자기가 다른 모습으로 변해버렸어요 (어떤 책에서는 할머니도 나무가 되었다고 해요!). 공주님은 진짜 반지를 찾아 왕자님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았어요. 두 사람은 다시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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