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상의 도리깨
그림 동화
하늘나라 문을 똑똑 두드린 한 농부가 있었어요. 이 농부는 땅 위에서 아주아주 가난하게 살았지만, 마음씨는 누구보다 착했답니다. 매일같이 "아, 하늘나라는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상상하곤 했죠.
그러던 어느 날, 농부는 용기를 내어 하늘나라로 가는 길을 찾아 나섰어요. 걷고 또 걷고, 구름을 지나고 별을 지나니, 드디어 반짝반짝 빛나는 하늘나라 문 앞에 도착했어요. 문 앞에는 하얀 수염의 베드로 할아버지가 서 있었죠.
"똑똑! 저, 땅에서 온 농부인데요. 하늘나라 구경 좀 해도 될까요?"
베드로 할아버지는 농부의 순박한 얼굴을 보고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음, 좋아. 하지만 조용히, 얌전히 구경만 해야 한다. 알겠지?"
농부는 신이 나서 하늘나라로 들어갔어요. 와아! 그곳은 정말 눈부시게 아름다웠어요. 예쁜 꽃들이 가득하고, 천사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졌죠. 농부는 입을 다물지 못하고 두리번거렸어요.
그러다 한가운데 놓인 아주 커다랗고 멋진 황금 의자를 발견했어요.
"베드로 할아버지, 저 의자는 뭐예요? 정말 멋지네요!"
"허허, 저건 아주 특별한 의자란다. 저기에 앉으면 세상 모든 일이 다 보이지. 하지만 아무나 함부로 앉으면 안 된단다."
농부는 그 말이 끝나자마자 너무너무 궁금해졌어요. '세상 모든 일이 다 보인다고? 살짝만 앉아보면 안 될까?'
베드로 할아버지가 잠깐 다른 천사와 이야기하러 간 사이, 농부는 살금살금 황금 의자로 다가가 털썩 앉아버렸어요.
그러자 정말 신기하게도 땅 위의 모습이 눈앞에 펼쳐졌어요. 농부는 자기 마을을 찾아보았죠.
"아니, 저런!"
농부는 깜짝 놀랐어요. 욕심쟁이 부자 아줌마가 가난한 할머니의 실타래를 몰래 훔치고 있었고, 빵 가게 아저씨는 어린아이에게 빵값을 더 많이 받고 있었거든요.
"이런 나쁜 사람들 같으니라고!"
농부는 너무 화가 나서 자기도 모르게 옆에 있던 작은 황금 발 받침대를 번쩍 들어 땅을 향해 힘껏 던져버렸어요.
"에잇, 혼 좀 나봐라!"
그 순간, 베드로 할아버지가 달려왔어요.
"아니, 이게 무슨 소란이냐! 그리고 네가 왜 그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냐!"
베드로 할아버지는 땅을 향해 날아가는 황금 발 받침대를 보고 한숨을 푹 쉬었어요.
"쯧쯧, 농부야. 하늘나라에서는 그렇게 화를 내거나 물건을 함부로 던지면 안 된단다. 땅 위의 일은 땅에서 해결해야 하는 법이지, 하늘나라에서 이렇게 간섭해서는 안 돼."
농부는 얼굴이 빨개져서 고개를 푹 숙였어요.
"너는 아직 하늘나라에 있을 준비가 안 되었구나. 어서 땅으로 돌아가거라."
결국 농부는 하늘나라에서 쫓겨나 다시 땅으로 돌아와야 했어요. 농부가 던졌던 황금 발 받침대는 어떻게 되었냐고요? 그건 다시는 하늘나라로 돌아오지 않았대요. 그래서 사람들은 아주 가끔씩 무언가가 갑자기 사라지거나 다시 돌아오지 않을 때 "하늘에서 떨어진 도리깨 같다"고 말하곤 한답니다. 어쩌면 그 발 받침대가 도리깨처럼 휙 사라져서 그런 말이 생겼는지도 모르겠네요.
농부는 땅으로 돌아와 다시 열심히 살았지만, 하늘나라에서의 일을 떠올리며 함부로 화를 내거나 남의 일에 함부로 끼어들지 않으려고 노력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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