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한 작은 재봉사
그림 동화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어느 날, 작은 바느질 가게에서 재봉틀 소리가 경쾌하게 울려 퍼지고 있었어요. 그곳에는 아주 솜씨 좋은 젊은 재단사가 살고 있었죠. 어느 날 아침, 재단사는 맛있는 잼을 빵에 듬뿍 발라 먹으려 했어요. 달콤한 냄새에 파리들이 윙윙거리며 날아들었죠. "에잇, 귀찮은 녀석들!" 재단사는 천 조각을 휘둘러 파리들을 탁 내리쳤어요. 그리고 세어 보니, "와! 한 번에 일곱 마리나 잡았네!"
재단사는 자신의 용감함에 스스로 감탄했어요. 그래서 허리띠를 하나 만들어 금실로 이렇게 새겼죠. "일곱 마리를 한 방에!" 그리고는 이 허리띠를 차고 세상을 향해 모험을 떠나기로 마음먹었어요. 주머니에는 치즈 한 조각과 새 한 마리만 넣고서요.
얼마 가지 않아 재단사는 커다란 거인을 만났어요. 거인은 재단사의 허리띠를 보고 비웃으며 말했어요. "흥, 일곱 마리라니, 그게 뭐 대수라고!" 재단사는 웃으며 말했죠. "이걸 보시죠!"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치즈를 꺼내 꾹 짜서 물이 나오게 했어요. 거인은 깜짝 놀랐죠. "네까짓 게 돌멩이에서 물을 짜내다니!" 사실 그건 치즈였지만요.
다음으로 거인이 돌멩이를 하늘 높이 던졌어요. 한참 뒤에야 돌멩이가 떨어졌죠. 재단사는 "제 돌멩이는 너무 높이 올라가서 다시는 안 떨어질걸요." 하고는 주머니 속 새를 하늘로 휙 날려 보냈어요. 새는 훨훨 날아가 버렸죠. 거인은 또 한 번 놀랐어요.
거인은 재단사를 자기 동굴로 데려가 함께 나무를 옮기자고 했어요. 거인은 커다란 나무 밑동을 들고, 재단사에게는 나뭇가지 쪽을 들라고 했죠. 하지만 재단사는 꾀를 내어 나뭇가지 위에 올라타 휘파람을 불며 편하게 갔어요. 거인은 낑낑대며 나무와 재단사까지 옮기느라 진땀을 뺐답니다.
그날 밤, 거인은 재단사를 해치우려고 했지만, 재단사는 이미 눈치채고 침대 구석에 숨었어요. 거인이 커다란 쇠몽둥이로 침대를 내리쳤지만 재단사는 무사했죠. 다음 날 아침, 재단사는 아무렇지도 않게 휘파람을 불며 동굴을 나섰고, 거인은 그 용기에 질려버렸어요.
재단사는 계속 길을 가다가 어느 왕국의 궁궐에 도착했어요. 병사들은 그의 허리띠에 적힌 "일곱 마리를 한 방에!"라는 글을 보고 왕에게 보고했죠. 왕은 이 용감한 젊은이를 시험해 보고 싶었어요. 왕은 말했어요. "숲 속에 사는 두 거인을 물리치면 내 딸과 왕국의 절반을 주겠다."
재단사는 두 거인이 낮잠 자는 곳으로 갔어요. 그리고는 주머니에 돌멩이를 가득 주워 나무 위로 올라갔죠. 재단사는 한 거인의 가슴에 돌멩이를 던졌어요. 거인이 깨어나 옆의 거인에게 소리쳤죠. "왜 날 때리는 거야?" 다른 거인은 "난 안 때렸어!" 하고 화를 냈어요. 재단사가 이번엔 다른 거인에게 돌멩이를 던지자, 두 거인은 서로 자기가 맞았다며 크게 싸우기 시작했어요. 결국 둘 다 지쳐 쓰러졌죠. 재단사는 유유히 왕에게 돌아가 성공을 알렸어요.
왕은 약속을 지키기 싫어서 또 다른 어려운 일을 시켰어요. "이번에는 숲 속의 무서운 외뿔소를 잡아오너라." 재단사는 도끼와 밧줄을 들고 숲으로 갔어요. 외뿔소가 달려들자 재단사는 재빨리 나무 뒤로 피했고, 외뿔소는 뿔이 나무에 꽉 박혀 버렸어요. 재단사는 외뿔소를 밧줄로 묶어 왕에게 끌고 갔죠.
그래도 왕은 만족하지 않고 마지막으로 "아주 사나운 멧돼지를 잡아오너라."라고 명령했어요. 재단사는 멧돼지를 낡은 예배당 안으로 유인한 뒤, 재빨리 창문으로 빠져나와 문을 잠가 버렸어요.
결국 왕은 약속대로 재단사에게 공주와 왕국의 절반을 주었어요. 결혼식은 성대하게 열렸죠. 하지만 어느 날 밤, 공주는 재단사가 잠꼬대로 "얘야, 이 조끼 좀 꿰매고 바지도 수선해야지."라고 하는 것을 들었어요. 공주는 아버지가 평범한 재단사였다는 사실에 실망하여 왕에게 알렸어요. 왕은 다음 날 밤 재단사를 몰래 잡아 가두라고 명령했죠.
하지만 왕의 충직한 시종이 이 계획을 재단사에게 미리 알려주었어요. 그날 밤, 재단사는 문이 열려 있는 것처럼 하고 큰 소리로 잠꼬대를 했어요. "내가 일곱을 한 방에 해치우고, 거인 둘을 물리치고, 외뿔소와 멧돼지를 잡았는데, 문 밖에 있는 녀석들쯤이야 무서울 게 뭐람!"
문 밖에 숨어 있던 병사들은 이 말을 듣고 너무 무서워서 도망가 버렸어요. 그 후로는 아무도 감히 재단사를 얕보지 못했답니다. 그렇게 작은 재단사는 지혜와 용기로 왕이 되어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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