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 가지 언어

    그림 동화
    스위스에 사는 한 백작에게는 똑똑하지는 않지만 마음씨 착한 아들이 있었어요. 백작은 아들이 뭔가 특별한 기술을 배우길 바랐죠.
    "아들아, 세상에 나가 훌륭한 스승님을 찾아뵙고 뭔가 쓸모 있는 것을 배워오너라."
    아들은 신나서 길을 떠났어요. 첫 번째 스승님은 숲 속에 살았는데, 아들에게 개들이 하는 말을 가르쳐 주었죠.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백작이 물었어요. "무엇을 배웠느냐?"
    "아버지, 이제 개들이 '멍멍! 왈왈!' 하고 짖는 소리가 무슨 뜻인지 다 알아요!"
    백작은 어이가 없었어요. "아니, 그런 쓸데없는 것을 배우다니! 다시 가서 다른 것을 배워오너라!"

    아들은 두 번째 스승님을 찾아갔어요. 그 스승님은 새들이 하는 말을 가르쳐 주었죠.
    다시 집에 돌아온 아들이 말했어요. "아버지, 이제 새들이 '짹짹! 삐삐!' 하고 노래하는 소리가 무슨 뜻인지 다 알아요!"
    백작은 더욱 화가 났어요. "새소리라니! 정말이지 도움이 안 되는 것만 배우는구나! 마지막 기회다. 이번에도 쓸모없는 것을 배워오면 다시는 집에 돌아올 생각 마라!"

    아들은 슬픈 마음으로 세 번째 스승님을 찾아갔어요. 그 스승님은 연못가에 살면서 개구리들이 하는 말을 가르쳐 주었죠.
    집에 돌아온 아들이 말했어요. "아버지, 이제 개구리들이 '개굴개굴! 꿀꿀!' 하고 우는 소리가 무슨 뜻인지 다 알아요!"
    백작은 불같이 화를 내며 소리쳤어요. "이 어리석은 녀석! 당장 내 집에서 나가거라!"

    쫓겨난 아들은 정처 없이 길을 걸었어요. 그러다 어느 날 밤, 낡은 성 옆에서 잠이 들었는데, 개들이 짖는 소리가 들렸어요.
    "멍멍! 저기 탑 아래에 보물이 숨겨져 있대! 우리끼리만 알자, 멍멍!"
    아들은 개들이 하는 말을 알아듣고는 탑 아래를 파서 정말로 많은 금은보화를 찾아냈어요.

    부자가 된 아들은 로마로 여행을 떠났어요. 로마에 도착하니 마침 교황님이 돌아가셔서 온 도시가 슬픔에 잠겨 있었죠. 사람들은 새로운 교황님을 어떻게 뽑아야 할지 걱정하고 있었어요. 그때, 갑자기 하얀 비둘기 두 마리가 훨훨 날아와 아들의 양 어깨에 사뿐히 앉았어요.
    사람들은 깜짝 놀라 외쳤어요. "하늘의 계시다! 이 젊은이가 새로운 교황님이다!"
    아들은 어리둥절했어요. "제가요?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데요!"

    아들이 망설이고 있을 때, 근처 연못에서 개구리들이 시끄럽게 울기 시작했어요.
    "개굴개굴! 비둘기 말이 맞아요! 당신이 새로운 교황님이에요, 개굴! 우리가 증명할게요, 개굴!"
    아들은 개구리들의 말을 듣고 용기를 얻었어요.

    결국 아들은 교황이 되었어요. 하지만 미사를 어떻게 드려야 할지 전혀 몰랐죠. 첫 미사를 드릴 시간이 되자, 아들은 걱정이 태산 같았어요. 그때, 어깨 위의 비둘기들이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주었어요.
    "이렇게 말씀하세요..." "그 다음엔 이렇게 하세요..."
    아들은 비둘기들이 알려주는 대로 따라 했고, 미사는 아주 훌륭하게 끝났답니다. 그 후로도 아들은 동물 친구들의 도움을 받으며 오랫동안 지혜로운 교황으로 살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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