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과 슬픔을 함께
그림 동화
햇살이 반짝이는 예쁜 마을에 마음씨 고약한 새엄마와 착한 딸, 그리고 새엄마의 진짜 딸이 함께 살고 있었어요. 새엄마는 자기 딸에게는 맛있는 간식을 잔뜩 주었지만, 착한 딸에게는 차가운 방과 딱딱한 빵만 주었답니다.
어느 날 밤, 새엄마는 무서운 계획을 세웠어요. 착한 딸을 없애 버리려고 했죠. 하지만 새엄마의 진짜 딸이 그 말을 몰래 듣고는 착한 언니에게 살짝 알려주었어요. "언니, 오늘 밤 엄마가 언니를 해치려고 해. 내가 언니 침대에 누울 테니, 언니는 내 침대로 와."
깜깜한 밤, 새엄마는 도끼를 들고 살금살금 착한 딸의 방으로 들어갔어요. 쿨쿨 자고 있는 아이를 향해 도끼를 내리쳤죠. 아이고! 그건 바로 자기 진짜 딸이었어요!
새엄마는 뒤늦게 알아채고 불같이 화를 냈어요. "감히 나를 속여? 당장 잡아오겠다!" 착한 딸은 사랑하는 롤란드 왕자와 함께 멀리멀리 도망쳤어요. 새엄마가 마법 빗자루를 타고 쌩쌩 뒤쫓아왔어요!
"롤란드 왕자, 어서요! 새엄마가 거의 다 왔어요!" 소녀는 재빨리 작은 연못으로 변했고, 롤란드 왕자는 귀여운 오리가 되어 연못에서 헤엄쳤어요. 새엄마는 "에잇, 그냥 연못이잖아!" 하고 지나갔죠.
새엄마가 다시 쫓아오자, 이번에는 소녀가 아름다운 장미 덤불로, 롤란드 왕자는 신나게 연주하는 악사로 변했어요. 새엄마는 "흥, 시끄러운 악사로군!" 하고 또 지나쳤어요.
마지막으로 새엄마가 바짝 다가왔을 때, 소녀는 커다란 바위로, 롤란드 왕자는 멋진 교회로 변했어요. 새엄마는 교회를 부술 수 없어서 씩씩거리며 돌아갔답니다.
이제 안전해졌어요. 롤란드 왕자는 결혼 준비를 하러 먼저 궁궐로 갔어요. "사랑하는 아가씨, 이 붉은 돌멩이로 변해서 나를 기다려줘요. 금방 돌아올게요!"
하지만 궁궐에 도착한 롤란드 왕자는 다른 예쁜 공주를 보고 그만 착한 소녀를 까맣게 잊어버렸어요. 심지어 그 공주와 결혼하기로 약속까지 했답니다!
붉은 돌멩이로 변해 기다리던 소녀는 너무 슬펐어요. "흑흑, 롤란드 왕자님이 나를 잊었나 봐." 소녀는 슬픔에 잠겨 예쁜 꽃 한 송이로 변했어요.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양치기 소년이 그 꽃을 보고는 "와, 정말 예쁜 꽃이다!" 하며 집으로 가져갔어요. 다음 날 아침, 양치기 소년은 깜짝 놀랐어요. 집 안이 반짝반짝 깨끗하게 청소되어 있고, 맛있는 아침 식사까지 차려져 있었거든요!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며칠 동안 계속 그런 일이 벌어졌어요. 궁금해진 양치기 소년은 몰래 숨어서 지켜보았죠. 그랬더니 글쎄, 예쁜 꽃이 아름다운 소녀로 변해서 집안일을 하는 게 아니겠어요? 소녀는 양치기 소년에게 모든 이야기를 들려주었어요.
양치기 소년은 소녀를 돕기로 했어요. "롤란드 왕자님의 결혼식에 가서 노래를 불러보세요!"
결혼식 날, 소녀는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어요. "롤란드, 롤란드, 나를 잊으셨나요? 연못가의 오리도, 장미 덤불 옆 악사도, 교회 옆 돌멩이도 잊으셨나요?"
그 노래를 듣자 롤란드 왕자는 모든 것을 기억해냈어요! "아! 나의 진정한 신부여! 내가 어리석었구나!"
롤란드 왕자는 착한 소녀에게 달려가 꼭 껴안았어요. 그리고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새엄마는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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