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느님의 동물과 악마의 동물

    그림 동화
    세상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이야기란다. 하나님께서는 온갖 멋진 동물들을 만드셨지. 풀밭을 뛰어다니는 사슴, 하늘을 나는 새, 물속을 헤엄치는 물고기까지 모두 하나님의 솜씨였어.

    그런데 심술궂은 악마는 그게 너무너무 샘이 났어. "흥! 나도 하나님만큼 멋진 동물을 만들 수 있다고!" 악마는 큰소리쳤지.

    하나님께서 "나의 충직한 벗이 되어라!" 하시며 늠름한 늑대를 만드셨어. 늑대는 하나님 곁을 든든하게 지켰지.
    악마도 질 수 없었지. "나도 멋진 동물을 만들 테다!" 하고 끙끙 힘을 줬는데, 어라? 뾰족뾰족 뿔이 달리고 "음매~" 우는 염소가 튀어나왔네! 염소들은 폴짝폴짝 뛰더니 어린 나무의 새싹을 냠냠 먹어버렸어. 악마는 조금 실망했지만, 애써 괜찮은 척했지.

    다음으로 하나님께서는 "히힝! 사람들의 짐을 옮겨주렴." 하시며 힘센 당나귀를 만드셨어. 당나귀는 무거운 짐도 씩씩하게 날랐지.
    악마는 또다시 배가 아팠어. "나도 힘센 동물 만들 거야!" 하고 온 힘을 다했는데, 이게 뭐야? 아주 작고 까만 벌레, 바로 벼룩이 뿅 하고 나타난 거야! 벼룩은 사람들 몸에 폴짝 뛰어올라 간질간질 깨물었지. 악마는 얼굴이 빨개졌어.

    하나님께서는 이번엔 "윙윙~ 달콤한 꿀을 만들어주렴." 하시며 부지런한 꿀벌을 만드셨어. 꿀벌들은 예쁜 꽃을 찾아다니며 달콤한 꿀을 모았지.
    악마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어. "나도 윙윙 나는 거 만들 거야!" 하고 소리쳤는데, 왱왱! 무섭게 생긴 말벌이 나타났네! 말벌은 꿀 대신 사람들을 콕콕 쏘기만 했어.

    악마는 자기가 만든 동물들이 영 마음에 안 들었어. 너무 속상해서 소리쳤지.
    "에잇, 염소들아! 너희는 짧은 꼬리에 길고 우스꽝스러운 수염이나 가져라!"
    그래서 염소는 지금도 그런 모습이란다.
    "벼룩들아! 너희는 평생 사람들 피나 빨면서 귀찮게 해라!"
    "말벌들아! 너희는 꿀은 무슨, 아프게 쏘기나 해!"
    악마는 자기가 만든 동물들에게 이렇게 심술궂게 말했어.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동물들을 따뜻하게 축복하셨단다.
    늑대에게는 "너는 양을 잡아먹고 살아가거라. 그것이 자연의 이치니라." 하셨고,
    당나귀에게는 "너는 사람들의 짐을 실어 나르며 그들의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하셨지.
    그리고 꿀벌에게는 "너희는 언제나 달콤한 꿀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어라." 하고 말씀하셨단다.

    그래서 지금도 하나님의 동물들은 우리에게 도움을 주고, 악마의 동물들은 가끔 우리를 귀찮게 하기도 한대. 그래도 세상 모든 동물들은 각자의 이유가 있어서 함께 살아가고 있는 거겠지?

    1562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