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시 젊어지기

    그림 동화
    옛날 어느 나라에, 아주아주 아픈 임금님이 살고 있었어요. 임금님에게는 아들이 셋 있었는데, 아빠가 아픈 것이 너무나 걱정되었죠. 어느 날, 한 할아버지가 나타나 말했어요. "임금님의 병을 낫게 하려면 '생명의 물'이 필요하답니다."

    첫째 왕자와 둘째 왕자는 자기가 생명의 물을 찾아오겠다며 길을 나섰어요. 가는 길에 작은 난쟁이를 만났는데, 난쟁이가 "어디를 그리 바삐 가시오?" 하고 물었죠. 하지만 두 왕자는 "흥, 네가 알 것 없어!" 하고는 거만하게 지나쳐 버렸어요. 화가 난 난쟁이는 마법을 부려 두 왕자를 좁은 골짜기에 꼼짝 못하게 가둬 버렸답니다.

    시간이 흘러도 형들이 돌아오지 않자, 이번에는 마음씨 착한 막내 왕자가 길을 나섰어요. 막내 왕자도 똑같은 난쟁이를 만났죠. 난쟁이가 묻자, 막내 왕자는 공손하게 대답했어요. "할아버지, 저희 아버님께서 편찮으셔서 생명의 물을 찾아가는 길이랍니다." 난쟁이는 막내 왕자의 착한 마음에 감동해서 생명의 물이 있는 곳을 알려주었어요. "마법에 걸린 성 안뜰에 있는 샘물이 바로 생명의 물이란다. 이 마법 지팡이와 빵 두 조각을 가져가거라. 성문은 정오에 닫히니 그 전에 들어가야 한다."

    막내 왕자는 난쟁이의 말대로 서둘러 성으로 갔어요. 마법 지팡이로 성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름다운 공주님이 잠들어 있었죠. 왕자는 공주님에게 살짝 뽀뽀를 했어요. 그러자 공주님이 눈을 뜨며 말했어요. "고마워요, 왕자님. 저를 마법에서 풀어주셨군요. 1년 뒤에 다시 와주시면 저와 결혼해 주세요." 왕자는 기쁘게 약속하고, 샘에서 반짝이는 생명의 물을 작은 병에 조심조심 담았어요. 성을 나오기 전, 무엇이든 벨 수 있는 칼과 아무리 먹어도 줄지 않는 빵도 챙겼죠.

    돌아오는 길에 왕자는 골짜기에 갇힌 형들을 발견했어요. 난쟁이는 "저들은 못됐으니 그냥 두는 게 좋을 거다"라고 했지만, 착한 왕자는 마법 지팡이로 형들을 구해주었어요. 하지만 형들은 고마워하기는커녕 질투심에 불탔죠. 그들은 막내 왕자가 잠든 사이에 생명의 물을 몰래 짠 바닷물로 바꿔치기했어요.

    궁궐에 돌아와 막내 왕자가 바친 물을 마신 임금님은 병이 더 심해졌어요! 형들은 "막내가 아버지를 독살하려 했어요!"라고 거짓말을 했죠. 임금님은 크게 노하여 사냥꾼에게 막내 왕자를 숲에서 몰래 없애라고 명령했어요. 하지만 사냥꾼은 착한 왕자를 차마 죽일 수 없어서 몰래 풀어주고, 대신 멧돼지의 심장을 가져갔답니다.

    혼자가 된 막내 왕자는 슬픔에 잠겨 숲을 헤매고 다녔어요. 한편, 약속한 1년이 되자 공주님은 막내 왕자를 맞이하기 위해 성문에서 궁궐까지 황금으로 된 길을 만들게 했어요. 그리고 신하들에게 말했죠. "이 길 한가운데로 당당하게 말을 타고 오는 사람이 진짜 왕자님이다. 길옆으로 오는 사람은 가짜이니 들여보내지 마라."

    욕심 많은 첫째 왕자와 둘째 왕자는 자기들이 공주와 결혼하겠다며 황금 길로 갔어요. 하지만 황금 길이 망가질까 봐 길옆으로 조심조심 말을 몰았죠. 결국 그들은 성문에서 쫓겨나고 말았어요.

    얼마 후, 막내 왕자가 초라한 모습으로 그곳에 도착했어요. 공주님 생각에 깊이 잠겨 있던 왕자는 자기도 모르게 황금 길 한가운데로 말을 타고 갔답니다. 공주님은 기뻐하며 왕자를 맞이했고, 둘은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어요. 결혼식에서 막내 왕자는 그동안 있었던 모든 일을 이야기했어요. 임금님은 모든 사실을 알고 눈물을 흘리며 막내 왕자에게 용서를 빌었고, 못된 두 형은 멀리 쫓겨났답니다. 그 후 막내 왕자는 공주님과 함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고, 아픈 임금님도 진짜 생명의 물을 마시고 건강을 되찾았다고 해요.

    1276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