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닭이 짊어진 서까래

    그림 동화
    어느 날, 뜨거운 부엌에서 작은 소동이 일어났어요. 지푸라기 하나가 "에잇, 더는 못 참아!" 하고 바닥으로 폴짝 뛰어내렸어요. 곧이어 시뻘겋게 달아오른 숯 하나도 "나도 갈래!" 하며 데굴데굴 굴러 나왔고, 통통한 콩 하나도 "나도 심심해!" 하면서 또르르 굴러 나왔답니다.

    셋은 친구가 되어 함께 세상을 구경하러 길을 나섰어요. 한참을 걷다 보니 앞에 작은 시냇물이 졸졸 흐르고 있었어요.
    "어머나, 시냇물이네! 어떻게 건너지?" 콩이 걱정스레 말했어요.
    지푸라기가 용감하게 나섰어요. "걱정 마! 내가 다리가 되어 줄게. 내 몸을 시냇물 양쪽에 걸치면 되잖아!"
    지푸라기는 길게 몸을 쭉 뻗어 멋진 다리가 되었어요.

    "와, 고마워, 지푸라기야!"
    숯이 먼저 조심조심 지푸라기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숯이 너무 뜨거웠던 걸까요? 지푸라기 다리 중간쯤 이르렀을 때, "앗, 뜨거워!" 지푸라기가 비명을 질렀어요.
    그 순간, 지푸라기 다리가 '타닥' 소리를 내며 불이 붙더니 '뚝!' 하고 부러지고 말았어요. 숯은 "치이익!" 소리를 내며 물속으로 빠져 버렸고, 지푸라기도 불이 꺼지며 물에 휩쓸려 떠내려갔답니다.

    이 모든 것을 지켜보던 콩은 그만 웃음이 터져 버렸어요.
    "하하하! 아이고, 배야! 너무 웃겨!"
    콩은 배를 잡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다가 그만 배가 '툭!' 하고 터져 버렸지 뭐예요!

    마침 그곳을 지나가던 마음씨 좋은 재봉사 할아버지가 이 광경을 보았어요.
    "아이고, 콩아, 괜찮니? 내가 꿰매주마."
    재봉사 할아버지는 바늘에 검은 실을 꿰어 콩의 터진 배를 정성껏 꿰매주었어요.

    그때부터 모든 콩에는 검은 줄무늬가 생겼대요. 바로 재봉사 할아버지가 꿰매준 자국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지금도 콩을 보면 그때 그 웃음을 참지 못했던 콩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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