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라크 가의 아가씨

    그림 동화
    햇살이 반짝이는 아침이었어요. 브라켈이라는 예쁜 마을에 사는 한 소녀가 있었죠. 어느 날, 이 소녀는 파더보른이라는 조금 더 큰 도시에 있는 아주 커다란 성당에 가기로 마음먹었어요. 왜냐고요? 소녀는 자기가 했던 작은 잘못들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었거든요.

    성당 안은 아주 조용하고 엄숙했어요. 소녀는 두리번거리다가 성 안나 할머니의 조각상을 보았어요. 성 안나는 성모 마리아의 어머니랍니다. 소녀는 조각상 앞으로 다가가 작은 목소리로 말했어요.
    "성 안나 할머니, 안녕하세요! 제가요, 사실은 작은 잘못을 했는데요… 혹시 따님이신 성모 마리아님께 제 이야기를 하실 건가요?"
    조각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소녀는 생각했어요. '음… 안나 할머니는 마리아님의 어머니시니까, 분명히 말씀하시겠지. 그럼 마리아님은 또 아드님이신 예수님께 말씀드릴 테고… 아이고, 복잡해라!'

    소녀는 조금 더 안으로 들어가 성모 마리아의 아름다운 그림을 발견했어요. 소녀는 그림 앞에 서서 다시 용기를 내어 말했어요.
    "성모 마리아님, 안녕하세요! 제가요… 그게… 혹시 아드님이신 예수님께 제 잘못에 대해 말씀하실 건가요?"
    그림 속 마리아님은 부드럽게 미소짓는 듯했지만, 역시 아무 대답이 없었어요. 소녀는 또 생각했어요. '마리아님은 예수님의 어머니시니까, 당연히 아들에게 이야기하시겠지. 그럼 예수님도 내 잘못을 다 알게 되실 텐데… 어쩌면 좋지?'

    소녀는 걱정이 되어 성당 가장 안쪽으로 걸어갔어요. 그곳에는 예수님의 조각상이 있었죠. 예수님은 아주 인자한 모습으로 소녀를 내려다보는 것 같았어요. 소녀는 예수님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문득 깨달았어요.
    '가만있자… 예수님은 세상 모든 일을 다 알고 계시잖아? 그럼 내 작은 잘못도 이미 다 알고 계실 거야!'
    소녀는 예수님 조각상 앞으로 한 걸음 더 다가가 밝게 말했어요.
    "예수님! 안녕하세요! 사실 예수님은 제 마음도, 제가 한 일도 이미 다 알고 계시죠? 제가 굳이 또 말씀드리지 않아도 괜찮겠죠?"

    소녀는 예수님이 빙긋 웃으시는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갑자기 마음이 아주 가벼워졌어요.
    '그래, 예수님은 다 아시니까 괜찮아!'
    소녀는 총총걸음으로 성당을 나왔답니다. 하늘의 햇살이 아까보다 더 밝게 느껴졌어요. 이제 소녀의 마음은 후련하고 기뻤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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