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카트리넬레와 피프 파프 폴트리
그림 동화
어느 마을에 예쁜 카트린라이예라는 아가씨가 살았어요. 카트린라이예의 부모님은 딸이 똑똑하고 멋진 피프 파프 폴트릴 씨와 결혼하기를 간절히 바랐답니다.
드디어 폴트릴 씨가 카트린라이예의 집으로 찾아왔어요. "카트린라이예, 어서 지하실로 내려가서 맛있는 맥주를 좀 가져오렴." 엄마가 말했어요. 카트린라이예는 작은 잔을 들고 콧노래를 부르며 지하실로 내려갔어요.
지하실에서 맥주를 따르려는데, 저런! 맥주통 바로 위에 커다란 도끼 하나가 벽에 아슬아슬하게 걸려 있는 거예요. 카트린라이예는 갑자기 무서운 상상을 했어요. '만약에 내가 폴트릴 씨랑 결혼해서 아기를 낳았는데, 그 아기가 커서 맥주를 가지러 이 지하실에 왔다가 저 도끼가 뚝 떨어져서 다치면 어떡하지?' 이 생각을 하니 너무 슬퍼서 카트린라이예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한참을 기다려도 카트린라이예가 올라오지 않자, 엄마는 하녀를 보냈어요. 하녀가 지하실로 내려가 보니 카트린라이예가 울고 있었죠. "아가씨, 왜 울고 계세요?" 하녀가 묻자, 카트린라이예가 도끼 이야기를 해 주었어요. 이야기를 들은 하녀도 '정말 슬픈 일이네!' 하며 같이 엉엉 울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아무도 올라오지 않자, 이번에는 아빠가 일꾼 아저씨를 보냈어요. 일꾼 아저씨도 지하실에서 우는 두 사람을 보고 이유를 물었죠.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일꾼 아저씨도 눈물이 핑 돌아서 함께 엉엉 울었어요.
도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엄마 아빠도 지하실로 내려왔어요. 세 사람이 엉엉 우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이유를 물었죠. 카트린라이예의 이야기를 들은 엄마 아빠도 "오, 우리 불쌍한 미래의 손주!" 하며 다 같이 목 놓아 울기 시작했답니다.
그때, 신랑감인 폴트릴 씨가 너무 궁금해서 혼자 지하실로 내려왔어요. 모두가 한마음으로 울고 있는 것을 보고 폴트릴 씨가 물었어요. "아니, 다들 왜 이렇게 슬피 우는 겁니까?" 카트린라이예가 눈물을 닦으며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미래의 슬픈 일을 이야기해 주었어요. 이야기를 다 들은 폴트릴 씨는 무릎을 탁 치며 말했어요. "와! 이렇게 앞날을 걱정할 줄 아는 똑똑한 아가씨라니! 정말 마음에 쏙 드는군요. 당신과 결혼하겠소!"
그렇게 카트린라이예와 폴트릴 씨는 결혼을 했어요.
어느 날, 폴트릴 씨가 카트린라이예에게 말했어요. "여보, 밭에 가서 밀을 좀 베어 와요." 카트린라이예는 바구니에 맛있는 빵과 치즈를 챙겨 밭으로 갔어요. 밭에 도착하자마자 일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빵과 치즈를 냠냠 맛있게 먹었죠. 배가 부르니 솔솔 잠이 왔어요. 카트린라이예는 밀밭 사이에 누워 스르르 잠이 들고 말았답니다.
해가 질 무렵, 폴트릴 씨는 카트린라이예가 돌아오지 않자 밭으로 가 보았어요. 아니나 다를까, 카트린라이예는 밀밭에서 코까지 골며 쿨쿨 자고 있었죠. 폴트릴 씨는 빙긋 웃으며 카트린라이예의 옷에 작은 방울들을 여러 개 주렁주렁 매달아 놓고는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어요.
얼마 뒤 잠에서 깬 카트린라이예는 몸을 움직일 때마다 딸랑딸랑 방울 소리가 나는 것을 들었어요. "어? 이게 무슨 소리지? 이 소리는 나한테서 나는 건가? 그럼 내가 카트린라이예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인가?" 카트린라이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어리둥절해졌어요.
카트린라이예는 집으로 달려가 문을 똑똑 두드렸어요. "여보, 혹시 카트린라이예가 안에 있나요?"
안에서 폴트릴 씨가 대답했어요. "응, 안에 있어. 지금 부엌에서 저녁 준비를 하고 있지."
그 말을 들은 카트린라이예는 깜짝 놀라 외쳤어요. "어머나! 그럼 나는 내가 아니었네!"
카트린라이예는 그렇게 생각하고는 다른 길로 멀리멀리 달아나서, 그 뒤로는 아무도 카트린라이예를 보지 못했다고 해요.
1887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