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우와 말

    그림 동화
    어느 농장에 아주 오랫동안 주인을 위해 열심히 일한 말이 한 마리 살고 있었어요. 하지만 이제 말은 너무 늙고 힘이 약해져서 더 이상 일을 할 수가 없게 되었답니다.
    주인은 말에게 말했어요. "너는 이제 아무 쓸모가 없어졌구나. 만약 네가 사나운 사자를 한 마리 잡아온다면, 그때는 다시 너를 돌봐주겠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내 눈앞에서 사라지렴!"
    말은 너무 슬퍼서 눈물을 글썽이며 숲 속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어요. '내가 어떻게 사자를 잡을 수 있겠어?' 하고 한숨을 쉬었죠.

    그때, 풀숲에서 여우 한 마리가 쏙 나오더니 물었어요. "아저씨, 왜 그렇게 슬픈 얼굴을 하고 계세요?"
    말은 여우에게 자기 사정을 모두 이야기해 주었어요.
    이야기를 다 들은 여우는 눈을 반짝이며 말했어요. "걱정 마세요! 제가 좋은 생각을 해냈어요. 제가 시키는 대로만 하시면 돼요."
    여우는 말에게 풀밭에 가서 죽은 척하고 길게 누워 있으라고 했어요. "절대로 움직이시면 안 돼요!" 여우는 신신당부했죠.
    말은 여우가 시키는 대로 풀밭에 가서 죽은 척하고 가만히 누워 있었어요.

    여우는 곧장 사자가 사는 동굴로 달려갔어요.
    "사자님, 사자님! 저기 풀밭에 죽은 말이 한 마리 쓰러져 있어요! 아주 크고 살찐 말이에요!"
    배가 고팠던 사자는 그 말을 듣고 군침을 꿀꺽 삼켰어요. "오호, 그거 좋은 소식이군! 어서 안내해라!"
    여우는 사자를 데리고 말이 누워 있는 풀밭으로 갔어요.
    사자는 죽은 척하는 말을 보더니 아주 만족스러워했어요.
    여우가 사자에게 말했어요. "사자님, 여기서 드시기엔 좀 불편하시겠어요. 제가 말의 꼬리에 사자님의 다리를 단단히 묶어 드릴게요. 그러면 편하게 동굴까지 끌고 가실 수 있을 거예요."
    사자는 "그거 참 좋은 생각이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어요.
    여우는 재빨리 사자의 네 다리를 말의 꼬리에 아주아주 단단하게 묶었어요. 사자가 아무리 힘을 써도 풀리지 않게요.

    다 묶고 나서 여우는 말에게 큰 소리로 외쳤어요. "말 아저씨, 이제 힘껏 달리세요!"
    그 소리를 듣자마자 말은 벌떡 일어나서 있는 힘을 다해 달리기 시작했어요.
    사자는 깜짝 놀라 어쩔 줄 몰랐어요. "어흥! 어흥! 이게 무슨 일이냐!" 소리치며 말에게 질질 끌려갔답니다. 사자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밧줄은 풀리지 않았어요.

    말은 사자를 끌고 주인의 집 앞마당까지 단숨에 달려왔어요.
    주인은 마당에 끌려온 사자를 보고 입이 떡 벌어졌어요. "아니, 네가 정말로 사자를 잡아왔구나! 정말 대단하다!"
    주인은 약속대로 말을 다시 받아주었고, 맛있는 풀과 따뜻한 잠자리를 마련해 주었어요.
    늙은 말은 그 후로 오랫동안 주인과 함께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이 모든 것은 똑똑한 여우의 멋진 생각 덕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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