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눈이, 두눈이 그리고 세눈이

    그림 동화
    눈이 하나인 언니 외눈이, 눈이 두 개인 동생 두눈이, 그리고 눈이 세 개인 막냇동생 세눈이가 한 집에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엄마와 두 언니는 눈이 두 개뿐인 두눈이를 미워했어요. "너는 우리랑 다르게 평범하잖아!" 하면서 말이에요. 그래서 두눈이는 늘 지저분한 옷을 입고, 언니들이 먹다 남긴 음식만 겨우 먹어야 했죠.

    매일 아침, 두눈이는 작은 염소 한 마리를 데리고 풀밭으로 가야 했어요. 어느 날, 너무 배가 고프고 서러워서 풀밭에 앉아 훌쩍훌쩍 울고 있었어요. 그때, 어디선가 마음씨 좋아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나타났어요.
    "아가야, 왜 울고 있니?"
    두눈이가 사정을 이야기하자, 할머니는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자, 이 염소에게 이렇게 말해보렴. '염소야, 음매! 식탁아, 차려져라!' 그러면 맛있는 음식이 가득한 식탁이 나타날 거야. 다 먹고 나서는 '염소야, 음매! 식탁아, 사라져라!' 하고 말하면 된단다."
    할머니는 이 말을 남기고 홀연히 사라졌어요.

    두눈이는 반신반의하며 염소에게 작은 소리로 말했어요. "염소야, 음매! 식탁아, 차려져라!"
    그러자 정말 신기하게도 눈앞에 작고 예쁜 식탁이 짠! 하고 나타났어요. 식탁 위에는 따뜻한 빵과 맛있는 수프, 달콤한 과일이 가득했어요! 두눈이는 너무 기뻐서 배불리 먹었답니다. 다 먹고 나서는 "염소야, 음매! 식탁아, 사라져라!" 하고 외쳤고, 식탁은 감쪽같이 사라졌어요.

    그날부터 두눈이는 더 이상 배고프지 않았어요. 집에 돌아와도 언니들이 남긴 음식을 먹는 둥 마는 둥 했죠.
    외눈이 언니가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두눈이가 밖에서 뭘 먹고 오는 게 틀림없어."
    다음 날, 외눈이 언니가 두눈이를 따라나섰어요. 두눈이는 풀밭에 앉아 외눈이 언니에게 노래를 불러주었어요. "자장자장 우리 언니, 예쁜 눈 감으렴~" 외눈이 언니는 눈이 하나뿐이라 금방 스르르 잠이 들었어요. 두눈이는 얼른 마법 주문을 외워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었죠.

    이번에는 세눈이 동생이 의심했어요. "내가 직접 따라가 봐야겠어."
    다음 날, 세눈이 동생이 두눈이를 따라나섰어요. 두눈이는 또 노래를 불렀어요. "자장자장 우리 동생, 예쁜 눈 감으렴~"
    그런데 세눈이 동생은 눈이 세 개였어요! 두눈이는 그만 두 개의 눈만 잠들게 하는 실수를 했어요. 세눈이 동생은 잠들지 않은 나머지 한 개의 눈으로 두눈이가 마법 주문을 외워 음식을 먹는 것을 똑똑히 보았답니다!
    집에 돌아온 세눈이 동생은 엄마에게 모든 것을 일러바쳤어요.

    화가 머리끝까지 난 엄마는 그만 마법 염소를 없애 버렸어요. 두눈이는 너무 슬퍼서 엉엉 울었어요. 그때 또다시 그 할머니가 나타나 말했어요.
    "너무 슬퍼하지 마라, 아가야. 염소의 내장을 땅에 묻어주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다."
    두눈이는 할머니가 시키는 대로 마당 한쪽에 염소의 내장을 묻었어요.

    다음 날 아침, 그 자리에는 반짝이는 은 나뭇잎과 탐스러운 황금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아름다운 나무 한 그루가 자라나 있었어요!
    엄마와 두 언니는 황금 사과를 따려고 했지만, 나뭇가지는 요리조리 피하며 그들의 손에 잡히지 않았어요. 오직 두눈이가 다가가 손을 내밀 때만 나뭇가지가 부드럽게 휘어져 황금 사과를 딸 수 있었죠.

    어느 날, 아주 멋진 기사님이 말을 타고 그 집 앞을 지나가게 되었어요. 기사님은 황금 사과나무를 보고 감탄하며 말했어요.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는 처음 보오! 저 황금 사과가 달린 나뭇가지를 꺾어다 주는 아가씨와 결혼하겠소!"
    외눈이와 세눈이가 신이 나서 달려들어 나뭇가지를 잡으려 했지만, 나무는 꼼짝도 하지 않았어요.
    기사님이 물었어요. "혹시 이 집에 다른 아가씨는 없소?"
    엄마와 언니들은 두눈이를 창고에 숨기고는 말했어요. "없습니다. 지저분한 두눈이밖에 없는데, 그런 애를 기사님께 보일 수는 없죠."
    하지만 기사님은 두눈이를 데려오라고 했어요. 두눈이가 창고에서 나오자, 기사님은 두눈이의 착한 마음씨를 알아보았어요. 두눈이가 나무에 다가가자, 신기하게도 황금 사과가 달린 가장 예쁜 가지가 스르륵 두눈이의 손으로 내려왔어요!

    기사님은 약속대로 두눈이와 결혼해서 멋진 성으로 데려갔어요. 두눈이는 그곳에서 아주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한편, 외눈이와 세눈이는 두눈이가 떠난 뒤 황금 사과나무가 함께 사라져 버리자 점점 가난해졌어요. 결국 두눈이를 찾아와 용서를 빌었죠. 마음씨 착한 두눈이는 언니들을 따뜻하게 맞아주었고, 그들은 모두 함께 행복하게 살았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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