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똑한 농부의 딸

    그림 동화
    햇살 좋은 어느 날, 작은 마을에 한 농부가 살고 있었어요. 농부에게는 아주 똑똑하고 지혜로운 딸이 하나 있었답니다.

    어느 날 농부가 밭에서 일을 하다가 반짝이는 황금 절구를 발견했어요. "와아, 이걸 임금님께 가져다드리면 큰 상을 받겠지?" 농부는 신이 나서 딸에게 자랑했어요.
    그러자 딸이 말했어요. "아버지, 그 절구만 드리면 임금님께서는 분명 절굿공이도 달라고 하실 거예요. 그럼 아버지는 곤란해지실 텐데요."
    하지만 농부는 딸의 말을 듣지 않고 황금 절구를 임금님께 바쳤어요. 임금님은 절구를 보고 기뻐하며 물었어요. "훌륭한 절구로구나. 그런데 이 절구에 맞는 절굿공이는 어디 있느냐?"
    농부는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했고, 결국 감옥에 갇히고 말았어요. 농부는 감옥에서 후회하며 중얼거렸어요. "아이고, 내 딸 말을 들을걸. 내 딸이 얼마나 똑똑한데!"

    이 말을 전해 들은 임금님은 농부의 딸을 궁궐로 불렀어요. "네가 그렇게 지혜롭다니, 내 수수께끼 세 가지를 맞혀보아라. 다 맞히면 네 아버지를 풀어주고 너에게 큰 상을 내리겠다."
    딸은 침착하게 대답했어요. "네, 임금님. 말씀해보세요."

    임금님이 첫 번째 수수께끼를 냈어요. "세상에서 가장 빠른 것은 무엇이냐?"
    딸이 바로 대답했어요. "생각입니다. 생각은 눈 깜짝할 사이에 어디든 갈 수 있으니까요."
    임금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두 번째 수수께끼를 냈어요. "그렇다면 세상에서 가장 기름진 것은 무엇이냐?"
    딸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어요. "땅입니다. 땅은 모든 곡식과 열매를 키워 우리를 배부르게 해주니까요."
    임금님은 감탄하며 마지막 수수께끼를 냈어요. "마지막으로, 세상에서 가장 달콤한 것은 무엇이냐?"
    딸이 부드럽게 대답했어요. "잠입니다. 아무리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달콤한 잠을 자고 나면 새 힘을 얻으니까요."

    임금님은 딸의 지혜에 크게 감탄했어요. "훌륭하다! 너의 지혜는 정말 대단하구나. 네 아버지도 풀어주고, 너를 나의 왕비로 삼고 싶다. 하지만 네가 원한다면, 궁궐에서 네가 가장 아끼는 것 하나를 가지고 떠나도 좋다."
    딸은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어요. "임금님, 저는 궁궐에서 제가 가장 아끼는 것 하나만 가져가겠습니다."
    그날 밤, 딸은 임금님께 맛있는 음료를 드렸어요. 그 음료에는 깊은 잠이 드는 약초가 들어 있었죠. 임금님이 잠들자, 딸은 커다란 상자에 임금님을 조심스럽게 눕히고 자신의 작은 오두막집으로 데려갔어요.

    다음 날 아침, 임금님이 잠에서 깨어났어요. "아니, 여긴 어디냐? 내가 왜 여기에 있는 것이냐?"
    딸이 웃으며 말했어요. "임금님, 제가 궁궐에서 가장 아끼는 것은 바로 임금님이셨어요. 그래서 임금님을 데려왔답니다."
    임금님은 딸의 재치와 사랑에 다시 한번 감탄하며 크게 웃었어요. "하하하! 너의 지혜에는 정말 당할 수가 없구나!"
    임금님은 딸과 함께 궁궐로 돌아와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고, 지혜로운 왕비 덕분에 나라는 더욱 평화롭고 풍요로워졌답니다.

    얼마 후, 두 농부가 임금님을 찾아와 다투었어요. 한 농부는 "제 암말이 망아지를 낳았는데, 저 사람 수레 밑으로 기어들어 갔어요. 그러니 제 망아지입니다!"라고 주장했고, 다른 농부는 "아닙니다! 망아지가 제 수레 밑에서 나왔으니 제 것입니다!"라고 우겼어요.
    임금님은 고민 끝에 "망아지가 수레 밑에서 나왔으니, 수레 주인의 것이다!"라고 판결했어요.
    망아지를 빼앗긴 농부는 억울해서 엉엉 울었어요. 이 모습을 본 지혜로운 왕비는 농부에게 조용히 다가가 무언가를 속삭였어요.

    다음 날, 임금님이 창밖을 보는데 어제 그 농부가 마른 길 한가운데서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는 거예요.
    임금님이 이상해서 물었어요. "아니, 너는 지금 마른 땅에서 뭘 하고 있는 것이냐?"
    농부가 대답했어요. "임금님, 수레도 망아지를 낳을 수 있다면, 마른 땅에서도 물고기를 잡을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제야 임금님은 자신의 판결이 잘못되었음을 깨달았어요. "누가 너에게 이런 지혜를 가르쳐주었느냐?"
    농부는 왕비님이라고 사실대로 말했어요. 임금님은 왕비가 자신의 판결에 끼어든 것에 잠시 화가 났지만, 곧 왕비의 깊은 지혜를 다시 한번 깨달았어요.
    "네가 또 나를 가르쳤구나. 너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나의 보물이다."
    임금님은 판결을 바로잡아 주었고, 그 후로도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왕비의 지혜를 빌렸답니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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