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와 사자
그림 동화
햇살이 반짝이는 예쁜 마을에, 딸 부자 아빠가 살았어요. 딸이 셋이나 있었는데, 그중 막내딸은 마음씨가 비단결처럼 고왔답니다.
어느 날, 아빠는 멀리 장사를 떠나게 되었어요. "얘들아, 뭘 사다 줄까?" 아빠의 물음에 첫째 딸은 예쁜 드레스를, 둘째 딸은 반짝이는 보석을 원했어요. 막내딸은 "노래하는 종달새 한 마리만 데려다주세요, 아빠!" 하고 부탁했죠.
아빠는 딸들의 선물을 구하러 온 세상을 돌아다녔지만, 노래하는 종달새는 찾을 수가 없었어요. 실망해서 집으로 돌아가려는데, 우연히 멋진 정원을 발견했어요. 그곳에 바로 노래하는 종달새가 있었죠! 아빠가 종달새를 잡으려는 순간, "으르렁!" 무서운 사자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내 종달새를 가져가려면, 네가 집에 돌아가서 처음 만나는 것을 나에게 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넌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사자의 말에 아빠는 너무 무서워서 덜덜 떨며 약속했어요.
집에 돌아온 아빠를 가장 먼저 반긴 건, 사랑스러운 막내딸이었어요. 아빠는 슬픔에 잠겨 사자에게 한 약속을 이야기했어요. 막내딸은 눈물을 글썽였지만, "아빠, 걱정 마세요. 제가 갈게요." 하고 용감하게 말했어요.
사자의 성에 도착하니, 사자는 밤이 되자 멋진 왕자님으로 변했어요! "낮에는 사자,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마법에 걸렸단다." 왕자님은 슬프게 말했어요. 소녀는 왕자님과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어요. 낮에는 사자와 정원에서 놀고, 밤에는 왕자님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러던 어느 날, 언니의 결혼식 소식이 들려왔어요. 소녀는 너무나 가고 싶었죠. 왕자님은 걱정하며 말했어요. "조심해야 해. 만약 촛불이나 햇빛 한 줄기라도 내 몸에 닿으면, 나는 7년 동안 비둘기가 되어 떠돌아다녀야 해." 소녀는 조심했지만, 결혼식 날 밤, 문틈으로 새어 들어온 아주 작은 불빛 한 줄기가 그만 왕자님에게 닿고 말았어요. 순간, 왕자님은 하얀 비둘기로 변해 창밖으로 날아가 버렸어요!
비둘기는 슬픈 목소리로 말했어요. "일곱 걸음마다 하얀 깃털을, 일곱 깃털마다 핏방울을 떨어뜨릴 테니, 나를 따라오렴." 소녀는 7년 동안 쉬지 않고 비둘기를 따라갔어요. 발은 상처투성이가 되었지만, 사랑하는 왕자님을 찾겠다는 마음뿐이었죠.
7년이 지나자, 비둘기는 다시 왕자님으로 돌아왔어요. 하지만 왕자님은 무시무시한 용과 싸우고 있었어요! 그 용은 바로 마법에 걸린 공주였고, 왕자님을 자기 남편으로 삼으려 했어요. 왕자님은 용에게 잡혀 공주의 성으로 끌려갔어요.
소녀는 왕자님을 구할 방법을 찾기 위해 길을 떠났어요. 먼저 해님을 만났어요. "해님, 제 왕자님을 보셨나요?" 해님은 "나는 온 세상을 비추지만, 그분은 못 봤구나. 대신 이 작은 상자를 주마." 하고 예쁜 상자를 주었어요. 다음엔 달님을 만났어요. 달님도 왕자님을 못 봤다며, "이 달걀을 가져가거라. 필요할 때 깨뜨려 보렴." 하고 신기한 달걀을 주었어요. 마지막으로 밤바람을 만났어요. 밤바람은 "네 왕자님은 용 공주에게 잡혀 있단다. 이 호두를 줄 테니, 도움이 될 거야. 그리고 그리핀을 타고 그 성으로 가거라." 하고 호두와 함께 그리핀을 보내주었어요.
소녀는 그리핀을 타고 용 공주의 성에 도착했어요. 공주에게 해님이 준 상자를 보여주며 말했어요. "이 아름다운 상자를 드릴 테니, 오늘 밤 왕자님 방에서 하룻밤만 지내게 해주세요." 공주는 탐욕스럽게 상자를 받고 허락했어요. 하지만 공주는 왕자님에게 잠자는 약을 먹여, 소녀는 왕자님과 말 한마디 못 했어요.
다음 날, 소녀는 달님이 준 달걀을 꺼냈어요. 달걀을 깨뜨리니 황금 병아리가 나왔죠! 공주에게 황금 병아리를 주고 또 하룻밤을 얻었지만, 왕자님은 여전히 잠만 잤어요.
마지막 날, 소녀는 밤바람이 준 호두를 꺼내 깨뜨렸어요. 그 안에서는 눈부신 황금 드레스가 나왔죠! 공주에게 드레스를 주고 마지막 밤을 얻었어요. 이번에는 몰래 하인들에게 부탁해서 왕자님에게 잠자는 약을 주지 못하게 했어요. 드디어 왕자님은 깨어 있었고, 소녀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그녀를 알아봤어요! "나의 사랑스러운 아가씨! 당신 덕분에 마법에서 풀려났소!"
두 사람은 밤바람이 보내준 그리핀을 타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어요. 고향으로 돌아오니, 그들이 떠나 있는 동안 태어난 아이가 벌써 훌쩍 자라 있었어요. 왕자님과 소녀, 그리고 그들의 아이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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