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난한 사람과 부자

    그림 동화
    세상에는 아주아주 다른 두 사람이 살았어요. 한 명은 반짝반짝 큰 집에 사는 부자였는데, 마음은 콩알만큼 작았죠. 다른 한 명은 작은 오두막에 사는 가난한 사람이었지만, 마음은 태평양처럼 넓었답니다.

    어느 날, 하느님께서 평범한 나그네 모습으로 세상을 여행하고 계셨어요. 날이 저물어 하룻밤 묵을 곳을 찾다가 부잣집 문을 똑똑 두드렸죠. 부자는 창문으로 빼꼼 내다보더니, "흥! 우리 집은 아무나 재워주는 곳이 아니오!" 하고는 문도 열어주지 않았어요.

    하느님은 하는 수 없이 옆집 가난한 사람의 오두막으로 갔어요. 가난한 사람은 나그네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어서 오세요! 누추하지만 편히 쉬다 가세요." 가난한 사람은 얼마 없는 감자와 빵을 나누어 주었고, 따뜻한 잠자리도 마련해 주었답니다.

    다음 날 아침, 나그네는 가난한 사람에게 말했어요. "사실 나는 하느님이다. 너의 착한 마음에 감동했으니,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
    가난한 사람은 깜짝 놀랐지만, 곧 침착하게 말했어요.
    "첫째,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해주세요."
    "둘째, 매일 먹을 것이 부족하지 않게 해주세요."
    "셋째, 우리가 죽은 뒤에 천국에 갈 수 있게 해주세요."
    하느님은 빙긋 웃으시며 모든 소원을 들어주셨어요.

    이 소문은 금세 부자 귀에도 들어갔어요. 부자는 "아니, 저런 행운이! 나도 소원을 빌어야지!" 하고는 당장 하느님을 찾아 나섰죠. 부자는 길에서 하느님을 만나자마자 무릎을 꿇고 말했어요. "오, 하느님! 저에게도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십시오!"

    하느님은 부자의 속마음을 아셨지만, 기회를 주기로 했어요. "좋다, 너에게도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마."
    부자는 뭘 빌까 고민하다가, 마침 자기 멋진 말이 절뚝거리는 것을 보고 외쳤어요. "첫째, 내 말이 다시 쌩쌩하게 달리게 해주세요!"
    소원이 이루어지자 말이 너무 신나게 뛰는 바람에 부자 아내가 말에서 떨어질 뻔했어요. 화가 난 부자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쳤죠. "아이고, 저 여편네가 말안장에 딱 붙어버렸으면 좋겠네!"
    그러자 정말 아내가 말안장에 착 달라붙어 꼼짝도 못 하게 되었어요! 부자는 당황해서 마지막 소원을 외쳤어요. "아, 아니, 내 아내가 다시 안장에서 내려오게 해주세요!"

    결국 부자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자기 욕심 때문에 소중한 세 가지 소원을 다 써버리고 말았답니다. 마음씨 착한 가난한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고, 욕심쟁이 부자는 어리석은 자신을 후회하며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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