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와 거위들
그림 동화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날, 넓고 푸른 풀밭에서 거위들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었어요. 그때, 배고픈 여우 한 마리가 살금살금 다가왔죠. 여우는 입맛을 쩝쩝 다시며 생각했어요. '옳지, 오늘 저녁은 포동포동한 거위구이다!'
여우는 거위들 앞에 떡 버티고 서서 말했어요. "안녕, 거위들아! 너희들, 이제 곧 내 맛있는 저녁이 될 거야. 한 마리씩 차례대로 잡아먹을 테다!"
거위들은 깜짝 놀라 푸드덕거렸어요. 모두들 두려움에 떨고 있을 때, 그중 나이가 좀 있는 똑똑한 거위 한 마리가 용기를 내어 말했어요. "여우님, 여우님! 저희를 잡아드시기 전에, 마지막으로 노래 한 곡만 부르게 해주세요. 저희의 마지막 소원이랍니다."
여우는 잠시 생각했어요. '노래 한 곡쯤이야 뭐, 금방 끝나겠지.' 그래서 거만하게 대답했죠. "좋다! 어서 불러봐라. 하지만 너무 길게 끌지는 마!"
똑똑한 거위가 고개를 끄덕이자, 모든 거위들이 일제히 목청껏 외치기 시작했어요.
"꽥! 꽥! 꽥! 꽥!"
"꽤애애액! 꽤애애액!"
거위들의 "꽥꽥" 노래는 끝날 줄을 몰랐어요. 한 마리가 멈출 만하면 다른 거위가 더 큰 소리로 "꽥!" 하고, 또 다른 거위가 이어서 "꽥꽥!" 하고 노래를 불렀죠.
여우는 처음에는 팔짱을 끼고 기다렸지만, 시끄러운 "꽥꽥" 소리가 계속되자 점점 귀가 아프고 머리가 지끈거렸어요. "아이고, 시끄러워! 도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여우가 소리쳤지만, 거위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신나게 "꽥! 꽥! 꽥!" 노래를 이어갔어요.
결국 여우는 두 손으로 귀를 꽉 막고 소리쳤어요. "알았다, 알았어! 안 먹을 테니 제발 그만 좀 해! 머리가 터질 것 같아!"
여우는 꽁지가 빠져라 도망쳤고, 거위들은 시끄러운 노래 덕분에 모두 무사할 수 있었답니다. 그 후로 거위들은 풀밭에서 노래 연습을 더 열심히 했다고 해요. 혹시 또 여우를 만날까 봐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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