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형제

    그림 동화
    어느 마을에 얼굴도, 목소리도 똑 닮은 두 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한 명은 용감한 사냥꾼이었고, 다른 한 명은 반짝이는 금을 다루는 금세공인이었어요. 둘은 서로를 아주 아꼈답니다.

    어느 날, 사냥꾼 형이 말했어요. "동생아, 난 더 넓은 세상을 보고 싶어. 모험을 떠나야겠어."
    형은 작은 칼 한 자루를 동생에게 주며 말했어요. "만약 이 칼에 빨갛게 녹이 슬면, 내가 위험에 빠졌다는 뜻이니 나를 찾아와 주렴."
    동생은 고개를 끄덕였고, 형은 씩씩하게 길을 나섰어요.

    사냥꾼 형은 숲 속에서 반짝이는 황금 깃털을 가진 새 한 마리를 보았어요. "와, 정말 아름다운 새다!" 형은 홀린 듯 새를 따라갔죠. 새는 커다란 성 안으로 날아 들어갔어요.
    성문 앞에는 마음씨 좋아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앉아 있었어요. "젊은이, 이 성은 마법에 걸린 곳이란다. 안에서는 아무것도 만지거나 누구에게도 말을 걸면 안 된단다. 조심하렴."
    형은 고맙다고 인사하고 성 안으로 들어갔어요.

    성 안은 조용했지만 정말 아름다웠어요. 그런데 저편에 너무나 예쁜 공주님이 슬픈 얼굴로 앉아 있는 거예요. 형은 할머니의 경고를 깜빡 잊고 말았어요.
    "공주님, 왜 그렇게 슬퍼하고 계신가요?"
    형이 말을 거는 순간, 아뿔싸! 공주님은 그 자리에서 차가운 돌처럼 굳어버렸어요!
    "아니, 이게 무슨 일이야! 내가 공주님을 돌로 만들다니!" 형은 엉엉 울었어요.
    그때, 아까 그 할머니가 나타나 말했어요. "공주님을 구하려면 저 멀고 먼 산 너머에 있는 '생명의 물'을 가져와야 한단다."

    형은 공주님을 구하기 위해 곧바로 생명의 물을 찾아 떠났어요. 가는 길에 배고픈 사자에게 자신의 도시락을 나눠주고, 길 잃은 개미 떼에게는 안전한 길을 알려주고, 목마른 독수리에게는 시원한 물을 찾아주었어요. 동물들은 모두 형에게 고마워하며 말했어요. "언젠가 꼭 이 은혜를 갚을게요!"

    드디어 생명의 물이 있는 곳에 도착했지만, 무시무시한 용 한 마리가 물을 지키고 있었어요! 형이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을 때, 예전에 도와주었던 사자와 개미 떼와 독수리가 나타났어요. 사자는 용감하게 용에게 덤벼들었고, 개미 떼는 용의 발을 간지럽혔고, 독수리는 용의 눈을 어지럽혔죠. 동물들의 도움으로 형은 용을 물리치고 생명의 물을 얻을 수 있었어요.

    형은 서둘러 성으로 돌아와 생명의 물을 돌이 된 공주님에게 살짝 뿌렸어요. 그러자 놀랍게도 공주님은 다시 예쁜 모습으로 돌아왔답니다! 공주님과 형은 기뻐하며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 형이 사냥을 나갔다가 그만 길을 잃고 말았어요. 숲 속 깊은 곳에서 심술궂은 마녀를 만났는데, 마녀는 형에게 마법을 걸어 차가운 돌로 만들어 버렸어요.

    한편, 집에 있던 동생은 형이 준 칼을 보았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칼이 시뻘겋게 녹슬어 있는 거예요! "앗! 형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게 틀림없어!" 동생은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형을 찾아 길을 떠났어요.

    한참을 걸어 동생은 형이 살고 있는 성에 도착했어요. 공주님은 동생을 보고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여보, 사냥에서 돌아오셨군요!" 동생은 형과 똑같이 생겼으니까요.
    동생은 공주님에게 자신이 형의 동생이며, 형을 찾아왔다고 정중하게 말했어요. 공주님은 형이 사냥을 나갔다가 돌아오지 않았다고 슬퍼했죠.

    동생은 공주님과 함께 형을 찾아 숲 속을 헤맸어요. 마침내 숲 가장 깊은 곳에서 돌로 변한 형을 발견했어요! "형!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동생은 눈물을 흘렸어요.
    동생은 형이 예전에 동물들을 도와주었던 이야기를 떠올렸어요. 그리고 그 동물들을 찾아가 도움을 청했죠. 사자, 개미, 독수리는 다시 한번 힘을 모아 심술궂은 마녀를 혼내주고, 형을 원래 모습으로 되돌릴 방법을 찾아주었어요.

    마법에서 풀려난 형은 동생과 공주님이 함께 있는 것을 보고 잠시 깜짝 놀랐지만, 곧 모든 이야기를 듣고 동생에게 깊이 감사했어요.
    "동생아, 네 덕분에 내가 다시 살아났구나! 정말 고맙다!"
    "형이 무사해서 정말 다행이야!"
    두 형제는 서로를 꼭 껴안았어요.

    그 후로 두 형제와 공주님은 성에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용감하고 착한 동물 친구들과도 계속 사이좋게 지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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