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늙은 술탄

    그림 동화
    어느 조용한 시골 농장에 아주 오랫동안 주인을 위해 일한 개, 술탄이 살고 있었어요. 술탄은 이제 너무 늙어서 이빨도 거의 다 빠지고 힘도 없었답니다. 어느 날, 농장 주인이 아내에게 말하는 소리를 술탄이 들었어요. "술탄은 이제 늙어서 도둑도 못 쫓고 아무 쓸모가 없어. 내일 없애야겠어."

    이 말을 들은 술탄은 너무 슬퍼서 터덜터덜 숲 속으로 걸어갔어요. 거기서 오랜 친구인 늑대를 만났죠. 술탄이 슬픈 표정으로 자기 사정을 이야기하자, 늑대가 귀를 쫑긋 세우더니 말했어요. "걱정 마, 술탄! 내가 좋은 생각을 해냈어. 내일 아침, 네 주인이 아기를 데리고 들판에 나갈 거야. 그때 내가 아기를 물고 달아나는 척할게. 그럼 네가 용감하게 나를 쫓아와서 아기를 구해주는 거야. 그러면 주인은 네가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깨닫게 될걸?"

    술탄은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했어요. 다음 날 아침, 늑대는 계획대로 주인의 아기를 살짝 물고 숲으로 뛰어가는 척했어요. 주인 부부는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죠. 바로 그때, 술탄이 쏜살같이 달려 나와 컹컹 짖으며 늑대를 쫓아갔어요. 늑대는 슬쩍 아기를 내려놓고 도망갔고, 술탄은 아기를 안전하게 주인에게 데려다주었답니다.

    주인은 눈물을 글썽이며 술탄을 꼭 안아주었어요. "오, 술탄! 네가 우리 아기를 구해주다니! 정말 고맙다. 너는 우리 가족이야. 다시는 너를 내쫓으려는 생각 같은 건 안 할게!" 그날부터 술탄은 다시 예전처럼 맛있는 음식도 먹고 따뜻한 잠자리에서 편안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어요.

    며칠 뒤, 늑대가 술탄을 찾아와서 말했어요. "술탄, 네가 다시 잘 지내게 돼서 기뻐. 그런데 나도 배가 고파서 말인데... 네 주인의 살찐 양 한 마리만 내가 가져가도 모른 척 해줄 수 있겠니?"

    하지만 술탄은 고개를 저었어요. "미안하지만 그럴 수는 없어, 늑대야. 나는 내 주인에게 충성을 다해야 해." 늑대는 술탄이 자신의 부탁을 거절하자 무척 화가 났어요. "뭐라고? 나를 배신하는 거냐? 좋아, 그렇다면 내일 숲 속에서 너와 결투를 벌이겠다!"

    술탄은 걱정이 되었어요. 싸움이라니! 술탄은 도와줄 친구를 찾아보았지만, 다리가 세 개뿐인 늙은 고양이밖에 없었어요. 늑대는 친구로 사나운 멧돼지를 데리고 나왔죠.

    결투의 날, 술탄과 세 발 고양이가 약속 장소에 도착했어요. 멀리서 그들을 본 멧돼지와 늑대는 깜짝 놀랐어요. 고양이가 아픈 다리를 절뚝이며 걷는 모습이 마치 돌멩이를 주워 던지려는 것처럼 보였고, 바짝 세운 꼬리는 날카로운 칼처럼 보였거든요!

    "저것 봐! 저 고양이는 돌을 던지려고 하고, 술탄 뒤에는 칼을 든 녀석이 있어!" 늑대가 속삭였어요. 겁이 난 멧돼지는 얼른 낙엽 더미 속에 숨었고, 늑대는 재빨리 나무 위로 올라갔어요.

    술탄과 고양이가 다가왔어요. 고양이는 낙엽 더미에서 삐죽 나온 멧돼지의 귀를 발견하고는, 그게 쥐인 줄 알고 꽉 깨물었어요! "끼이이익!" 멧돼지는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와 도망쳤어요. 나무 위에서 이 모습을 본 늑대는 '저런 약한 고양이에게 겁을 먹다니!' 하고 생각하며 너무 창피해서 슬그머니 도망가 버렸답니다.

    그렇게 술탄과 세 발 고양이는 싸우지도 않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고, 술탄은 그 후로도 오랫동안 주인과 함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1812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