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 소녀

    안데르센 동화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예쁜 마을에 두 소녀가 살고 있었어요. 한 명은 아주 높은 귀족의 딸이었고, 다른 한 명은 부지런한 세탁부 아주머니의 딸이었죠. 둘은 종종 함께 어울려 놀았답니다.

    귀족 아가씨는 반짝이는 보석처럼 예뻤지만, 가끔은 코가 하늘을 찔렀어요. "나는 커서 아주아주 훌륭한 귀부인이 될 거야! 모두가 나를 우러러보겠지?" 하고 뽐내곤 했죠. 예쁜 드레스를 입고 커다란 성에서 사는 상상을 하는 걸 좋아했어요.

    세탁부의 딸은 수수한 꽃 같았지만, 마음씨가 비단결처럼 고왔어요. 귀족 아가씨의 말을 들으면 그저 방긋 웃으며 말했죠. "나는 커서 착한 사람이 될 거예요. 다른 사람들을 돕고 싶어요."

    시간이 쏜살같이 흘러 두 소녀는 어여쁜 아가씨가 되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귀족 아가씨네 집은 예전만큼 부자가 아니게 되었어요. 그래서 귀족 아가씨는 다른 집 아이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가 되었답니다. 여전히 아름다웠지만, 예전처럼 마냥 뽐내지는 않았어요. 세상 일이 자기 생각대로만 되지는 않는다는 걸 조금은 알게 된 것이죠.

    한편, 세탁부의 딸은 여전히 부지런하고 착했어요. 열심히 일해서 작은 가게를 하는 친절한 청년과 결혼했답니다. 작지만 햇살이 잘 드는 예쁜 집에서 귀여운 아이들도 낳고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았어요. 그녀의 얼굴에는 늘 따뜻한 미소가 가득했죠.

    어느 날, 길에서 두 사람이 마주쳤어요. 귀족 아가씨는 예전의 세탁부 딸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모습에 자기도 모르게 조금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죠.
    하지만 세탁부의 딸이었던, 이제는 행복한 아내가 된 그녀는 활짝 웃으며 다가왔어요. "어머나, 오랜만이에요! 정말 반가워요. 우리 집에 차 한 잔 하러 오세요. 맛있는 쿠키도 있답니다."

    귀족 아가씨는 그녀의 따뜻한 초대에 작은 집으로 따라갔어요. 집 안은 깨끗하고 아늑했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죠. 그녀는 깨달았어요. 진짜 행복은 돈이 많거나 지위가 높은 데 있는 게 아니라, 착한 마음으로 주변 사람들과 사랑을 나누며 사는 데 있다는 것을요.

    그날 이후, 귀족 아가씨는 더욱 겸손하고 친절한 사람이 되었고, 두 사람은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좋은 친구가 되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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