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 광선
안데르센 동화
하늘 저 멀리, 해님에게서 아주 작은 빛줄기 하나가 태어났어요. 이 빛줄기는 아주 작고 귀여웠지만, 호기심이 정말 많았답니다.
"와, 아래 세상은 어떻게 생겼을까?" 빛줄기는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살금살금 땅으로 내려왔죠.
가장 먼저 만난 건 하얀 눈꽃이었어요. 빛줄기가 살짝 간지럽히자 눈꽃이 "으음..." 하며 기지개를 켰어요. "안녕, 꼬마 눈꽃아! 내가 햇살이란다." 햇살이 반갑게 인사했어요.
햇살은 신이 나서 다른 꽃들도 깨웠어요. "얘들아, 일어나! 봄이 왔어!" 제비꽃도, 민들레도 햇살의 인사에 방긋 웃었어요. 팔랑팔랑 날아다니는 나비들과는 "나 잡아봐라!" 하며 술래잡기도 했죠.
여름이 되자 햇살은 더욱 힘이 세졌어요. "으랏차차!" 햇살은 뜨거운 빛으로 딸기를 빨갛게, 포도를 탐스럽게 익혔어요. "맛있어져라, 얍!" 나무들은 햇살 덕분에 초록 잎이 무성해졌고, 아이들은 햇살 아래서 첨벙첨벙 물놀이를 하며 신나게 뛰어놀았어요.
가을이 오자 햇살은 조금 부드러워졌어요. 황금빛으로 변한 햇살은 나뭇잎들을 알록달록 예쁘게 물들였어요. "빨갛게, 노랗게, 예뻐져라!" 바람 할아버지가 쌩쌩 불며 지나가자, 예쁜 단풍잎들이 춤을 추며 떨어졌어요. 햇살은 그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죠.
겨울이 다가오자 햇살은 점점 힘이 약해졌어요. "으, 추워..." 하늘에서는 하얀 눈송이들이 펑펑 내렸어요. 온 세상이 하얗게 변했죠.
그때, 따뜻한 난롯가에 앉아계신 할머니 한 분이 햇살을 불렀어요. "아가야, 이리 오렴. 많이 지쳤구나." 할머니는 햇살에게 지난 봄, 여름, 가을의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조곤조곤 들려주셨어요. 햇살이 꽃을 깨우고, 열매를 익히고, 나뭇잎을 물들였던 모든 순간들을요.
"너는 잠시 쉬는 거란다. 곧 다시 힘을 내서 예쁜 꽃들을 깨우러 가야지." 할머니의 따뜻한 말씀에 햇살은 스르르 눈이 감겼어요. 아주 깊고 달콤한 잠에 빠졌죠.
시간이 흘러, 다시 따뜻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왔어요. "음... 잘 잤다!" 새로운 햇살 한 줄기가 눈을 반짝이며 태어났어요. "와, 봄이다! 또 어떤 재미있는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 햇살은 신나게 땅으로 달려갔답니다. 그렇게 햇살의 이야기는 해마다 계속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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