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높은 산들이 구름 위에 솟아 있는 스위스라는 아름다운 나라에, 루디라는 용감한 소년이 살았어요. 루디가 아주 어렸을 때, 엄마는 그만 차가운 얼음 틈새로 떨어져 얼음 아가씨에게 붙잡히고 말았답니다. 그래서 루디는 할아버지와 함께 살면서, 산을 오르고 사냥하는 법을 배웠죠. 루디는 누구보다 산을 잘 탔고, 용감하기로 소문이 자자했어요.

어느덧 루디는 늠름한 청년이 되었고, 예쁜 방앗간집 딸 바베트를 사랑하게 되었어요. 바베트도 루디를 무척 좋아했죠. 둘은 곧 결혼하기로 약속했어요. 모두가 두 사람의 결혼을 축복해주었답니다.

하지만 차가운 얼음 궁전에 사는 얼음 아가씨는 루디를 잊지 않았어요. 얼음 아가씨는 눈처럼 하얀 피부에 얼음처럼 반짝이는 눈을 가진 아름다운 여인이었지만,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가웠죠. 그녀는 용감한 루디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어 했어요. "루디는 내 것이 되어야 해." 얼음 아가씨는 혼잣말을 하며 루디를 지켜보았어요.

결혼식 며칠 전, 루디와 바베트는 호숫가 작은 섬으로 즐거운 소풍을 갔어요. 햇살은 따스했고, 꽃들은 활짝 피어 있었죠. 바베트는 장난스럽게 웃으며 말했어요. "루디, 저기 물가에 핀 예쁜 꽃 좀 따다 줄래요? 정말 아름다워요!"

루디는 사랑하는 바베트를 기쁘게 해주고 싶었어요. "물론이지, 바베트! 잠깐만 기다려." 루디는 조심조심 물가로 다가갔지만, 그만 발을 헛디뎌 차가운 물속으로 풍덩 빠지고 말았어요!

그 순간, 얼음 아가씨가 물속에서 스르륵 나타나 루디에게 다가왔어요. 얼음 아가씨는 루디에게 차가운 입맞춤을 했어요. "이제 너는 내 거야, 루디." 그녀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죠. 루디는 얼음 아가씨의 차가운 품에 안겨 점점 더 깊은 물속으로 사라졌답니다.

"루디! 루디!" 바베트는 소리치며 울었지만, 루디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어요. 사랑하는 루디를 잃은 바베트는 너무나 슬퍼서 오랫동안 눈물을 흘렸답니다.

높은 산의 얼음 아가씨는 때로는 아름다운 모습으로 우리를 유혹하지만, 그 차가움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을 루디의 이야기는 알려준답니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은 마음속에 영원히 남는다는 것도요.

1540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