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우 부인의 결혼

    그림 동화
    숲 속 아늑한 집에 여우 아저씨와 여우 아주머니가 살고 있었어요. 둘은 서로를 아주 아꼈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여우 아저씨가 그만 아프기 시작했어요. 아무리 간호해도 소용이 없었죠. 결국 여우 아저씨는 하늘나라로 떠나고 말았어요.

    여우 아주머니는 너무 슬퍼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어요. 문을 꼭 걸어 잠그고 방 안에서 슬픔에 잠겨 지냈답니다. 집안일은 똑똑한 고양이 하녀가 도맡아 했어요.

    어느 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어요. 쿵쿵!

    고양이 하녀가 문을 열어보니, 커다란 곰 아저씨가 서 있었어요. "여우 아주머니께 청혼하러 왔소." 곰 아저씨가 퉁명스럽게 말했어요.

    고양이 하녀는 얼른 안으로 들어가 여우 아주머니께 알렸어요. "아주머니, 덩치 큰 곰 아저씨가 찾아왔어요. 발도 크고 목소리도 굵어요!"

    여우 아주머니는 고개를 저었어요. "우리 남편 같지 않구나. 뾰족한 코도 없고, 복슬복슬 꼬리도 아니잖아. 돌려보내렴."

    고양이 하녀는 곰 아저씨에게 정중히 거절했어요.

    조금 뒤, 또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어요. 이번에는 날카로운 눈빛의 늑대 아저씨였어요. "여우 아주머니께 인사드리러 왔습니다."

    고양이 하녀가 다시 여우 아주머니께 달려갔어요. "아주머니, 이번엔 늑대 아저씨예요! 이빨이 뾰족하고 꼬리가 짧아요!"

    여우 아주머니는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안돼, 안돼. 우리 남편은 꼬리가 길고 멋졌단다. 그도 돌려보내렴."

    늑대 아저씨도 빈손으로 돌아가야 했어요.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문 두드리는 소리가 났어요. 고양이 하녀가 빼꼼 문을 열어보니, 아주 잘생긴 젊은 여우가 서 있었어요.

    고양이 하녀는 신이 나서 달려갔어요. "아주머니! 이번에는 정말 멋진 젊은 여우예요! 우리 돌아가신 아저씨처럼 코도 뾰족하고, 꼬리도 길고 탐스러워요!"

    여우 아주머니의 눈이 반짝 빛났어요. "정말? 우리 남편과 똑같다고? 어서 들어오시라고 해!"

    고양이 하녀는 얼른 젊은 여우를 안으로 안내했어요. 젊은 여우는 여우 아주머니를 보자마자 반했고, 여우 아주머니도 젊은 여우가 마음에 쏙 들었어요. 둘은 곧 결혼하기로 약속했답니다.

    고양이 하녀는 바쁘게 결혼식 준비를 도왔어요. 집 안을 깨끗이 청소하고 맛있는 음식을 잔뜩 만들었죠.

    드디어 결혼식 날, 숲 속 친구들이 모두 모여 축하해 주었어요. 여우 아주머니와 새로운 여우 아저씨는 아주 행복하게 춤을 추었답니다.

    그 후로 둘은 서로 아끼고 사랑하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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