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요정과 구두장이
그림 동화
어느 조용한 마을에, 마음씨 착한 구두장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살고 있었어요. 두 분은 솜씨가 아주 좋았지만, 점점 가난해져서 이제 딱 한 켤레 만들 가죽밖에 남지 않았지 뭐예요.
할아버지는 한숨을 쉬며 마지막 남은 가죽을 정성껏 잘랐어요. "에휴, 내일 아침에 마저 만들어야겠다." 할아버지는 자른 가죽을 작업대 위에 올려놓고 잠자리에 들었답니다.
다음 날 아침, 이게 웬일일까요? 작업대 위에는 아주 멋지고 튼튼한 구두 한 켤레가 뚝딱 만들어져 있는 거예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눈이 휘둥그레졌어요. "아니, 누가 이렇게 멋진 구두를 만들어 놓았을까?"
마침 한 손님이 찾아와 그 구두를 보더니 아주 마음에 들어 하며 비싼 값에 사 갔어요. 할아버지는 그 돈으로 두 켤레를 만들 수 있는 가죽을 샀답니다. 그날 밤에도 할아버지는 가죽을 잘라 작업대 위에 올려놓고 잠이 들었어요.
다음 날 아침에도, 어김없이 멋진 구두 두 켤레가 놓여 있었어요! 이런 신기한 일은 매일 밤 계속되었어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곧 부자가 되었답니다.
어느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던 추운 겨울밤이었어요. 할머니가 말했어요. "여보, 밤마다 우리를 도와주는 고마운 분들이 누군지 한번 알아봐요." 할아버지도 고개를 끄덕였죠.
그날 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작업실 커튼 뒤에 살금살금 숨어서 기다렸어요. 똑똑, 시계가 자정을 알리자, 창문으로 아주 작은 꼬마 요정 둘이 쏙 들어왔어요! 그런데 요정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어요. 요정들은 작은 손으로 꼼지락꼼지락, 신나게 노래를 부르며 순식간에 구두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얼마나 솜씨가 좋은지, 눈 깜짝할 사이에 멋진 구두들이 완성되었죠.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깜짝 놀라면서도 너무나 고마웠어요. "저렇게 착한 요정들이 우리를 도와주었다니! 우리가 선물을 준비해야겠어요."
다음 날, 할머니는 부드러운 털실로 작고 예쁜 옷과 모자를 만들었고, 할아버지는 따뜻한 가죽으로 앙증맞은 작은 구두를 만들었어요. 그리고 그날 밤, 작업대 위에는 가죽 대신 요정들을 위한 선물들을 올려놓았답니다.
자정이 되자, 어김없이 꼬마 요정들이 나타났어요. 작업대 위에 놓인 예쁜 옷과 구두를 보자 요정들의 눈이 반짝였어요! 요정들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새 옷을 입고 새 구두를 신었어요. 그리고는 폴짝폴짝 춤을 추며 노래를 불렀죠.
"우리는 멋쟁이 꼬마 요정! 이제 다시는 일하러 오지 않으리!"
요정들은 신나게 춤을 추다가 창문 밖으로 깡총 뛰어 사라졌어요. 그 뒤로 요정들은 다시 나타나지 않았지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요정들 덕분에 평생 행복하고 부유하게 잘 살았답니다. 그리고 가끔 밤이 되면, 창밖을 보며 꼬마 요정들의 즐거운 노랫소리를 떠올리곤 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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