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타요해

    중국 신화
    아주 먼 옛날, 진당관이라는 마을에 이정이라는 장군이 살았어요. 이 장군에게는 곧 태어날 아기가 있었는데, 글쎄 삼 년 하고도 여섯 달이 지나도록 아기가 나오지 않는 거예요! 모두들 이상하게 생각했죠.

    드디어 아기가 태어났는데, 이게 웬일일까요? 아기가 아니라 커다란 살덩어리였어요! 이정 장군은 깜짝 놀라 칼로 살덩어리를 베려고 했어요. 그러자 살덩어리가 쫙 갈라지면서 귀엽고 통통한 남자아이가 뿅 하고 나왔답니다. 아이의 배에는 ‘나타’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었어요.

    바로 그때, 태을진인이라는 신선 할아버지가 나타나 말했어요. "이 아이는 보통 아이가 아니오. 내가 제자로 삼겠소." 신선 할아버지는 나타에게 신기한 두 가지 보물을 주었어요. 하나는 뭐든지 꿰뚫어 버리는 ‘건곤권’이라는 팔찌였고, 다른 하나는 물에 들어가면 온 바다를 뒤흔드는 ‘혼천릉’이라는 붉은 비단이었죠.

    나타는 무럭무럭 자라 일곱 살이 되었어요. 어느 여름날, 날씨가 너무너무 더워서 나타는 바닷가로 놀러 갔어요. "아, 시원하다!" 나타는 혼천릉을 바닷물에 담그고 첨벙첨벙 흔들며 놀았어요. 그런데 나타가 혼천릉을 흔들자, 깊은 바닷속 용궁이 마구 흔들리기 시작했어요!

    "웬 소란이냐!" 동해 용왕의 부하인 야차가 씩씩거리며 물 위로 올라왔어요. "네가 감히 용궁을 어지럽히느냐!" 야차가 나타에게 소리치자, 나타도 지지 않고 대꾸했어요. "이렇게 더운 날 물놀이도 못 해?" 화가 난 나타는 건곤권을 휙 던졌어요. 건곤권에 맞은 야차는 그만 픽 쓰러지고 말았죠.

    이 소식을 들은 동해 용왕의 아들 오병이 화가 나서 나타에게 달려들었어요. "네가 내 부하를 해쳤겠다!" 하지만 나타는 조금도 무서워하지 않았어요. 혼천릉으로 오병을 꽁꽁 묶어 버렸더니, 오병은 그만 힘을 잃고 작은 용으로 변해 버렸어요.

    아들 오병마저 당했다는 소식에 동해 용왕 오광은 불같이 화를 냈어요. "감히 내 아들을 해치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용왕은 큰 파도를 일으키며 나타의 아버지 이정 장군을 찾아가 소리쳤어요. "네 아들 나타를 내놓지 않으면 온 마을을 물에 잠기게 하겠다!"

    나타는 용왕 때문에 부모님과 마을 사람들이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마음이 아팠어요. "제가 모든 책임을 지겠습니다!" 나타는 자신의 잘못을 모두 책임지기로 하고, 부모님께 몸을 돌려드린 뒤 영혼은 스승님인 태을진인에게로 갔어요.

    태을진인은 나타의 착한 마음을 알고, 연꽃과 연잎으로 나타에게 새로운 몸을 만들어 주었어요. 연꽃으로 다시 태어난 나타는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답니다! 태을진인은 나타에게 ‘화첨창’이라는 불꽃 창과 ‘풍화륜’이라는 바람과 불의 바퀴도 선물로 주었어요. 풍화륜을 발에 차니 하늘을 쌩쌩 날아다닐 수 있었죠.

    새로운 힘을 얻은 나타는 곧장 동해 용왕을 찾아갔어요. "용왕! 더 이상 사람들을 괴롭히지 마시오!" 용왕은 거대한 용으로 변해 나타에게 덤벼들었지만, 나타는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어요. 화첨창을 휘두르고 건곤권을 던지며 용감하게 싸웠죠. 결국 용왕은 나타의 상대가 되지 못했어요. "내가 졌다! 다시는 사람들을 괴롭히지 않겠다!" 용왕은 나타에게 항복하고 말았답니다.

    나타 덕분에 바닷가 마을에는 다시 평화가 찾아왔어요. 용감하고 정의로운 꼬마 영웅 나타, 정말 멋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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