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인성호
중국 우화
위나라에 아주 똑똑하고 지혜로운 방총 아저씨가 살고 있었어요. 어느 날, 방총 아저씨는 임금님의 명을 받아 이웃 나라 조나라에 왕자님과 함께 떠나야 했어요. 떠나기 전날 밤, 방총 아저씨는 임금님을 찾아갔어요.
"임금님, 제가 떠나기 전에 여쭤볼 것이 있습니다."
"음, 무엇이오?" 임금님이 물었어요.
방총 아저씨가 말했어요. "만약 어떤 사람이 달려와서 '시장 한복판에 호랑이가 나타났어요!' 하고 외친다면, 임금님께서는 믿으시겠습니까?"
임금님은 웃으며 대답했어요. "에이, 시장에 호랑이가 왜 있어? 안 믿지."
방총 아저씨가 다시 물었어요. "그럼, 두 번째 사람이 또 달려와서 '정말이에요! 시장에 커다란 호랑이가 나타나서 사람들이 다 도망치고 있어요!' 하고 말한다면요?"
임금님은 조금 생각하더니 말했어요. "음... 두 사람이나 똑같은 말을 하니... 조금은 귀가 솔깃해지겠는데?"
방총 아저씨가 마지막으로 물었어요. "만약 세 번째 사람이 헐레벌떡 뛰어와 눈물을 글썽이며 '큰일 났어요! 시장에 나타난 호랑이 때문에 아수라장이에요!' 하고 외친다면, 그때는 어떠시겠습니까?"
임금님은 손뼉을 탁 치며 말했어요. "뭐라고? 세 사람이나? 아이고, 그럼 정말 호랑이가 나타난 게 틀림없겠구나! 당장 알아보아라!"
그때 방총 아저씨가 차분하게 말했어요.
"임금님, 시장에는 호랑이가 나타날 리 없잖아요. 그런데도 세 사람이 똑같이 말하니 믿으셨지요? 제가 조나라에 가 있는 동안, 저에 대해 나쁜 말을 하는 사람이 한 명, 두 명, 그리고 세 명이나 나타나면 임금님께서도 그 말을 믿으실까 봐 걱정입니다. 부디 잘 살펴주십시오."
임금님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어요. "허허, 그럴 리가. 나는 방총 그대를 믿으니 아무 걱정 말고 다녀오시오."
하지만 방총 아저씨가 떠나자마자, 그를 시기하는 사람들이 임금님께 가서 이런저런 나쁜 말들을 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임금님도 '에이, 설마' 했지만, 한 사람, 두 사람, 세 사람... 자꾸만 같은 말을 듣다 보니, 임금님도 방총 아저씨를 의심하게 되었답니다.
결국 방총 아저씨가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임금님은 그를 만나주지 않았다고 해요. 아무리 사실이 아니더라도, 여러 사람이 똑같은 말을 하면 믿게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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