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을 사고 치수를 믿다

    중국 우화
    어느 마을에 꼼꼼 씨라는 아저씨가 살았어요. 꼼꼼 씨는 뭐든지 정확하게 하는 걸 아주 좋아했죠.

    하루는 꼼꼼 씨의 신발이 다 닳아서 새 신발을 사러 가야 했어요.
    "새 신발을 사려면 내 발 크기를 알아야지!"
    꼼꼼 씨는 자를 가져와서 자기 발 길이를 아주 열심히 쟀어요. "음, 이 정도면 되겠군."
    꼼꼼 씨는 발 크기를 적은 종이를 고이 접어 책상 위에 올려두었어요.

    신이 난 꼼꼼 씨는 시장으로 출발했어요. "룰루랄라, 새 신발 사러 가자!"
    시장에 도착하니 예쁜 신발들이 정말 많았어요.
    "와, 멋진 신발이다! 이걸로 사야지."
    꼼꼼 씨는 마음에 드는 신발을 골랐지만, 신어보려고 하다가 문득 생각났어요.
    "아차! 내 발 크기를 적은 종이를 안 가져왔네!"
    꼼꼼 씨는 신발 가게 주인에게 말했어요. "잠깐만요, 집에 가서 발 크기 적은 종이를 가져올게요."

    꼼꼼 씨는 땀을 뻘뻘 흘리며 집으로 달려갔어요. "휴, 찾았다!"
    책상 위에 있던 종이를 들고 다시 시장으로 부리나케 달려갔죠.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시장은 이미 문을 닫을 시간이었어요. 신발 가게도 문을 닫고 있었죠.
    꼼꼼 씨는 아쉬움에 발만 동동 굴렀어요. "에휴, 신발을 못 샀네."

    그때 옆에서 과일을 팔던 아주머니가 물었어요.
    "아니, 아저씨. 아까 신발 가게에 계셨잖아요. 그냥 신어보면 될 것을 왜 집에 다시 다녀오셨어요?"
    꼼꼼 씨는 아주 진지한 얼굴로 대답했어요.
    "저는 제 발을 직접 믿는 것보다, 제가 정확하게 잰 발 크기를 더 믿거든요!"
    아주머니는 고개를 갸웃뚱하며 꼼꼼 씨를 쳐다보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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