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홀륜탄조

    중국 우화
    햇살 좋은 어느 날, 과일을 아주 좋아하는 아저씨가 시장에 갔어요. 시장에는 빨갛고 동그란 사과, 노랗고 길쭉한 바나나, 그리고 아저씨가 제일 좋아하는 달콤한 배와 대추가 가득했죠. 아저씨는 배 한 봉지와 대추 한 봉지를 사서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에 와서 간식을 먹으려고 하는데, 얼마 전에 읽었던 건강 책 내용이 떠올랐어요. 책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죠. "배는 이를 튼튼하게 하지만, 소화에는 조금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대추는 소화에는 좋지만, 너무 많이 먹으면 이에 좋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저씨는 잠시 고민하더니 무릎을 탁 쳤어요! "아하! 좋은 생각이 났어! 배는 이를 튼튼하게 하니까 꼭꼭 씹어 먹고, 대추는 소화에 좋으니까 그냥 꿀꺽 삼키면 되겠네! 그러면 이도 튼튼해지고 소화도 잘 될 거야!"

    아저씨는 먼저 배를 꺼내서 아주 오랫동안 꼭꼭 씹어 먹었어요. "음, 이가 정말 튼튼해지는 기분이야!"
    그리고 나서 대추를 한 알 입에 쏙 넣고는, 씹지도 않고 바로 꿀꺽 삼켰어요. 또 한 알, 또 한 알, 그렇게 대추 여러 알을 꿀꺽꿀꺽 삼켰죠. "이러면 소화가 아주 잘 되겠지?" 아저씨는 아주 똑똑한 방법을 찾았다고 생각하며 뿌듯해했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조금 지나자 아저씨 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했어요. 꾸르륵꾸르륵 소리도 나고요. "아이쿠, 배야! 왜 이렇게 아프지? 대추를 먹어서 소화가 잘 돼야 하는데..." 아저씨는 배를 움켜쥐고 끙끙 앓았어요.

    결국 아저씨는 의사 선생님을 찾아갔어요. 의사 선생님은 아저씨 이야기를 다 듣고는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아저씨,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제대로 먹어야 효과가 있는 거예요. 대추를 통째로 삼키면 위에서 소화시키기가 너무 힘들어서 배가 아픈 거랍니다. 배도 대추도 모두 꼭꼭 씹어서 먹어야 이에도 좋고, 소화도 잘 되는 거랍니다."

    그제야 아저씨는 얼굴이 빨개졌어요. "아이고, 내가 어리석었구나! 좋은 점만 생각하고 제대로 먹는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네."

    그날 이후로 아저씨는 어떤 음식이든 꼭꼭 씹어서 맛있게 먹었고, 다시는 배가 아프지 않았답니다. 그리고 무엇이든 한쪽 면만 보지 않고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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