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염 각화

    중국 우화
    옛날 옛날, 커다란 제나라라는 곳에 임금님이 한 분 계셨어요. 이 임금님은 매일 신나게 노는 걸 아주 좋아했지만, 나라 일에는 조금 관심이 없었답니다.

    그때, 종리춘이라는 아주 특별한 아가씨가 있었어요. 사람들은 종리춘을 '무염'이라고도 불렀는데, 얼굴이 아주 예쁜 편은 아니었지만, 마음씨가 곱고 아주 똑똑하고 용감했죠.

    어느 날, 무염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임금님 앞에 나섰어요. 그리고는 갑자기 눈을 동그랗게 부릅뜨고, 이를 딱딱 부딪히고, 손뼉을 짝짝 치고, 무릎을 탁탁 두드렸어요. 그러면서 큰 소리로 외쳤죠. "위험합니다! 위험해요!"

    임금님은 깜짝 놀라 물었어요. "아니, 무염아. 그게 다 무슨 행동이냐? 뭐가 위험하다는 것이냐?"

    무염이 차분하게 설명했어요. "제가 눈을 부릅뜬 것은, 나쁜 이웃 나라들이 우리를 넘보고 있다는 뜻입니다."
    "이를 딱딱 부딪힌 것은, 임금님 곁에 나쁜 마음을 가진 신하들이 있다는 뜻이고요."
    "손뼉을 친 것은, 듣기 좋은 말만 해서 임금님을 속이는 사람들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무릎을 탁탁 친 것은, 임금님께서 나라 일은 돌보지 않으시고 즐거운 일에만 빠져 계신다는 뜻입니다. 이 모든 것이 나라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어요!"

    임금님은 무염의 말을 듣고 얼굴이 빨개졌어요. "아, 내가 정말 잘못 생각했구나!" 임금님은 무염의 지혜와 용기에 크게 감탄했어요. 그래서 무염을 왕비로 삼고, 그날부터 나라 일을 열심히 돌보기 시작했답니다. 제나라는 다시 평화롭고 강한 나라가 되었어요.

    그런데 얼마 후, 궁궐에 있던 한 신하가 이 이야기를 듣고 생각했어요. '어? 무염처럼 행동하면 나도 임금님께 칭찬받을 수 있겠는데?' 그래서 그 신하도 임금님 앞에 가서 갑자기 눈을 부릅뜨고, 이를 갈고, 손뼉을 치고, 무릎을 두드렸어요.

    하지만 임금님은 그 모습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어요. "음? 저 신하는 왜 저러는고? 무염이 했을 때는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이 느껴졌는데, 저 신하는 그냥 우스꽝스럽기만 하구나." 임금님은 그 신하의 행동이 조금도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왜냐하면 그 신하는 무염처럼 진심으로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 없이, 그저 흉내만 냈기 때문이에요.

    겉모습만 따라 하는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게 되었답니다. 중요한 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진짜 생각과 행동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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