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섭공호룡

    중국 우화
    옛날 중국에 엽공이라는 사람이 살았어요. 이 아저씨는 아주 특별한 것을 좋아했답니다. 그게 뭘까요? 바로바로, 멋진 용이었어요!

    엽공 아저씨는 용을 너무너무 좋아해서, 온통 용 그림으로 집을 꾸몄어요. 벽에도 용, 기둥에도 용, 심지어 컵이랑 그릇에도 용 그림이 있었죠. 옷에도 멋진 용을 수놓아 입고 다녔어요. 만나는 사람마다 "용은 정말 최고야! 얼마나 멋있고 힘이 센지 몰라!" 하고 자랑했어요.

    이 소문이 하늘에 있는 진짜 용의 귀에까지 들어갔어요. 용은 생각했어요. "와, 나를 이렇게나 좋아해 주는 사람이 있다니! 한번 찾아가 봐야겠다!"

    어느 날, 진짜 용이 엽공 아저씨 집 창문으로 스윽 머리를 내밀었어요. 커다란 눈은 등불처럼 빛나고, 번쩍이는 비늘에, 길고 긴 수염까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용이었죠. 용은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엽공님, 제가 왔어요! 저를 그렇게 좋아하신다면서요?"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엽공 아저씨는 창문으로 들어온 진짜 용의 모습을 보자마자 얼굴이 하얗게 질렸어요. 그림 속 용이랑은 너무나 달랐거든요! 너무 크고, 너무 무서웠어요.

    "으아아아악! 괴물이다!" 엽공 아저씨는 비명을 지르며 뒤도 안 돌아보고 도망쳤어요. 너무 놀라서 벌벌 떨며 숨어버렸답니다.

    용은 어리둥절했어요. "어? 나를 좋아한다더니... 왜 도망가는 거지?"

    엽공 아저씨는 그림이나 이야기 속의 용은 좋아했지만, 진짜 용을 만날 준비는 되어 있지 않았던 거예요. 진짜로 좋아하는 것과 그냥 겉모습만 좋아하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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