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단지보
중국 우화
저 멀리 연나라라는 곳에, 호기심 많고 뭐든지 따라 하고 싶어 하는 젊은이가 살았어요.
어느 날, 이 젊은이는 조나라의 한단이라는 도시 사람들이 정말 정말 멋지게 걷는다고 소문이 자자한 것을 들었어요. "와! 얼마나 멋지길래 소문이 다 났을까? 나도 한단에 가서 그 멋진 걸음걸이를 배워야겠다!" 젊은이는 당장 짐을 꾸려 한단으로 떠났죠.
한단에 도착해서 보니, 정말로 사람들이 아주 멋지게 걷고 있었어요. 어떤 사람은 구름 위를 걷는 것처럼 사뿐사뿐, 또 어떤 사람은 바람처럼 씩씩하게 걷고 있었죠. 젊은이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들의 걸음걸이를 흉내 내기 시작했어요.
"오른발을 이렇게... 왼발은 저렇게... 어깨는 살짝... 고개는 요렇게!" 젊은이는 길거리에서 만나는 사람마다 걸음걸이를 유심히 살피며 따라 했어요.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어색하기만 했어요. 한단 사람처럼 멋지게 걷기는커녕, 이리 비틀, 저리 비틀, 넘어질 뻔하기 일쑤였죠.
몇 달 동안 열심히 따라 해 봤지만, 젊은이는 한단의 멋진 걸음걸이를 조금도 배우지 못했어요. 더 큰 문제는, 새로운 걸음걸이를 배우려고 너무 애쓰다 보니 자기가 원래 어떻게 걸었는지조차 까맣게 잊어버린 거예요!
결국 젊은이는 멋진 걸음걸이는커녕 제대로 걷지도 못하게 되었어요. 고향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두 발로 설 수가 없으니 어쩌겠어요? 하는 수 없이 엉금엉금 네 발로 기어서 겨우겨우 고향으로 돌아와야 했답니다.
그 뒤로 사람들은 자기 것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남의 것만 무작정 따라 하려는 사람을 보면 이 젊은이 이야기를 하곤 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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