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이독경

    중국 우화
    햇살 좋은 어느 날이었어요. 넓고 푸른 풀밭에서 공명이라는 아주 유명한 음악가가 멋진 악기를 들고 서 있었죠. 공명 아저씨는 악기 연주를 정말 정말 잘했어요.

    그때, 풀밭에서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 소 한 마리가 보였어요. "음메~ 맛있는 풀!" 소는 맛있는 풀을 냠냠 먹느라 정신이 없었죠.

    공명 아저씨는 생각했어요. '와, 저 소에게도 내 아름다운 음악을 들려줘야겠다!'
    그리고는 가장 아름답고 맑은 소리가 나는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어요. 아주 맑고 고운 소리가 울려 퍼졌어요. 띠링~ 띠리리링~

    음악 소리가 정말 멋졌지만, 소는 어땠을까요?
    소는 고개도 한번 안 들고 계속 풀만 냠냠 먹고 있었어요. 풀을 뜯는 데만 정신이 팔려서 꼬리만 살랑살랑 흔들 뿐이었죠.

    공명 아저씨는 조금 속상했어요. '아니, 이렇게 멋진 음악을 왜 못 알아듣는 걸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소는 사람처럼 아름다운 음악을 이해하기 어려웠던 거예요.
    "아하! 소가 알아들을 수 있는 소리를 내줘야겠구나!"

    그래서 이번에는 악기로 다른 소리를 냈어요.
    "윙윙~" 마치 모기가 날아다니는 소리 같았죠.
    또 "음매~ 음매~" 하고 어린 송아지가 엄마를 찾는 듯한 소리도 냈어요.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졌어요!
    소가 갑자기 풀 먹는 것을 멈추고 귀를 쫑긋 세우는 거예요!
    꼬리도 파닥파닥 힘차게 흔들고, 고개를 두리번거리며 소리가 나는 쪽으로 천천히 다가오기도 했어요. 마치 "어? 이게 무슨 소리지?" 하는 것처럼요.

    공명 아저씨는 빙긋 웃었어요.
    그제야 깨달은 거죠.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상대방이 알아듣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는 것을요. 소에게는 아름다운 음악보다 모기 소리나 송아지 소리가 훨씬 더 재미있었던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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