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없는 소녀
그림 동화
옛날 어느 마을에, 마음씨 착한 방앗간 주인이 살았는데, 너무너무 가난했어요. 먹을 것이 없어 쩔쩔매던 어느 날, 숲에서 이상한 할아버지를 만났죠. 할아버지는 말했어요. "내가 당신을 큰 부자로 만들어 주겠소. 대신 3년 뒤에 당신 방앗간 뒤에 있는 것을 나에게 주시오." 방앗간 주인은 '에이, 우리 방앗간 뒤에는 낡은 사과나무 한 그루밖에 없는데 뭘' 하고 생각하며 덜컥 약속을 해버렸어요.
그런데 방앗간 주인이 몰랐던 사실이 있었어요. 그가 할아버지와 약속할 때, 그의 예쁘고 착한 딸이 방앗간 뒤뜰에서 마당을 쓸고 있었던 거예요!
방앗간 주인은 할아버지 덕분에 정말 큰 부자가 되었어요. 하지만 3년이 지나 약속한 날이 다가오자, 그 이상한 할아버지가 사실은 무시무시한 악마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악마는 딸을 데려가려고 했어요. 딸은 너무나 깨끗하고 착한 아이여서, 매일 아침 손을 깨끗이 씻고 하얀 분필로 자기 둘레에 동그라미를 그리고 기도했어요. 그래서 악마가 다가갈 수 없었죠.
악마는 화가 나서 소리쳤어요. "네 딸이 손을 씻지 못하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너를 대신 데려가겠다!" 아버지는 너무 무서워서 딸에게 손을 씻지 말라고 했지만, 딸은 울면서 말했어요. "아버지, 제가 더러워지면 악마에게 잡혀가요. 그럴 순 없어요."
악마는 더욱더 화가 나서 으르렁거렸어요. "흥, 그렇다면 네 딸의 두 손을 잘라 나에게 다오! 그렇지 않으면 네 모든 재산을 빼앗고 너를 끌고 가겠다!" 아버지는 벌벌 떨며 딸에게 애원했어요. "얘야, 제발 아빠를 살려다오. 이 도끼로 네 두 손을 잘라야겠다." 딸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어요. "아버지, 원하시는 대로 하세요. 저는 아버지의 딸이니까요."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며 사랑하는 딸의 두 손을 잘랐어요. 딸은 아픔을 꾹 참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죠. 악마는 잘린 두 손을 보고 만족한 듯 사라졌어요.
손이 없어진 소녀는 너무나 슬펐지만, 사람들의 도움으로 살아갔어요. 어느 날, 소녀는 너무 배가 고파 왕궁 정원의 배나무에 매달린 배를 보고 군침을 흘렸어요. 하지만 손이 없어 딸 수가 없었죠. 그때, 하얀 날개를 가진 천사가 나타나 나무를 살짝 흔들어 주었어요. 맛있는 배가 소녀의 앞으로 또르르 굴러왔죠. 소녀는 천사에게 감사하며 배를 맛있게 먹었어요.
이 모습을 정원사가 보고 왕에게 알렸어요. 왕은 소녀를 보고 첫눈에 반했답니다. "이렇게 착하고 아름다운 아가씨를 보았나! 비록 손은 없지만, 그 마음씨가 보석보다 빛나는구나." 왕은 소녀와 결혼했고, 솜씨 좋은 장인에게 부탁해 반짝이는 은으로 만든 아름다운 손을 만들어 주었어요.
얼마 후, 왕은 먼 나라와 전쟁을 하러 떠나야 했어요. 왕이 없는 동안, 왕비가 된 소녀는 예쁜 아기를 낳았죠. 이 기쁜 소식을 왕에게 전하는 편지를 심술궂은 악마가 중간에 가로채 내용을 슬쩍 바꾸어 버렸어요! "왕비가 무시무시한 괴물을 낳았으니, 당장 왕비와 아기를 내쫓으시오!" 라고요.
거짓 편지를 받은 신하들은 어쩔 수 없이 왕비와 아기를 궁궐에서 내쫓았어요. 왕비는 아기를 품에 안고 다시 숲 속으로 들어갔어요. 너무나 힘들고 슬펐지만, 또다시 천사가 나타나 작은 오두막과 먹을 것을 마련해 주었답니다.
왕비는 그곳에서 7년 동안 아기를 정성껏 돌보며 착하고 경건하게 살았어요. 그러자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잘렸던 두 손이 다시 예쁘게 돋아난 거예요! 마치 처음부터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요.
한편,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온 왕은 모든 사실을 알고 크게 슬퍼하며 왕비를 찾아 온 세상을 헤매고 다녔어요. 몇 년 동안 찾아다닌 끝에, 드디어 숲 속 작은 오두막에서 사랑하는 왕비와 훌쩍 자란 아들을 만날 수 있었답니다.
세 사람은 서로 부둥켜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어요. 그들은 다시 궁궐로 돌아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반짝이는 은손보다 훨씬 더 소중한, 진짜 두 손과 함께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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