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우와 병든 사자

    이솝 우화
    언제나 "어흥!" 하고 쩌렁쩌렁 울리던 목소리의 사자 대왕님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사자 대왕님이 감기에 걸렸는지 콜록콜록, 힘이 하나도 없어 보였어요.
    "아이고, 머리야. 아이고, 배야." 사자 대왕님은 자기 동굴 침대에 누워 끙끙 앓는 소리를 냈죠.

    사자 대왕님은 꾀를 내었어요. "내가 아프니, 동물 친구들이 문병을 오면 좋겠구나."
    그래서 숲 속에 소문을 냈어요. "사자 대왕님께서 편찮으시니, 모두 문병 오세요! 맛있는 과일도 준비해 놓으셨대요!"

    그 말을 들은 순진한 양이며, 토끼며, 사슴이며 많은 동물들이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사자 대왕님의 동굴로 향했어요.
    "대왕님, 괜찮으세요?" 동물들이 동굴 안으로 들어갈 때마다 사자 대왕님은 힘없는 목소리로 "어서 오게..." 했지만, 어쩐지 동굴 안은 조용하기만 했어요.

    똑똑한 여우도 그 소식을 들었지만, 바로 동굴로 가지 않았어요.
    여우는 동굴 입구 멀찍이 서서 가만히 동굴 앞 땅바닥을 살펴보았죠.
    "음... 이상한데?" 여우는 고개를 갸웃거렸어요. 땅에는 동굴로 들어간 동물들의 발자국만 가득했고, 동굴에서 나온 발자국은 하나도 없었거든요.

    그때, 동굴 안에서 사자 대왕님의 목소리가 들렸어요. "여우야, 너는 왜 문병 오지 않고 거기 서 있느냐? 너도 어서 들어오너라."
    여우는 빙긋 웃으며 대답했어요. "대왕님, 어서 쾌차하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제가 보니, 동굴로 들어간 발자국은 많은데, 나오는 발자국은 하나도 보이지 않네요. 저는 여기서 인사드리고 돌아가겠습니다."

    사자 대왕님은 여우의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답니다. 여우는 똑똑하게 주변을 잘 살폈기 때문에 위험을 피할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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