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푸른 숲 속에 아주 멋진 뿔을 가진 사슴 한 마리가 살았어요. 이 사슴은 매일 아침 맑은 샘물에 자기 모습을 비춰보는 것을 좋아했죠.

"와아, 내 뿔 좀 봐! 정말 근사하지 않아? 가지가 쭉쭉 뻗은 게 꼭 나무 왕관 같아!" 사슴은 자기 뿔을 볼 때마다 어깨를 으쓱했어요. 하지만 샘물에 비친 자기 다리를 볼 때면 인상을 찌푸렸답니다. "흥, 이 다리는 뭐야. 너무 가늘고 볼품없잖아. 내 멋진 뿔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사슴이 한가롭게 풀을 뜯고 있는데, 갑자기 "어흥!" 하는 무서운 소리가 들려왔어요. 돌아보니, 커다란 사자 한 마리가 군침을 흘리며 사슴을 노려보고 있었죠!

사슴은 깜짝 놀라 있는 힘껏 달리기 시작했어요. 사슴이 평소에 못마땅하게 여겼던 그 가느다란 다리가 마치 바람처럼 빠르게 움직였어요. "와, 내 다리가 이렇게 빠를 줄이야!" 사슴은 사자를 저 멀리 따돌리는 것 같았죠.

신이 나서 더 빨리 달리던 사슴은 울창한 나무들이 빽빽하게 들어선 곳으로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바로 그때! 사슴이 그토록 자랑스러워하던 크고 아름다운 뿔이 그만 나뭇가지에 딱 걸리고 말았어요. "어, 어떡하지? 빠져나갈 수가 없어!" 사슴은 뿔을 빼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뿔은 나뭇가지에 더 단단히 얽힐 뿐이었어요.

그 사이에 사자가 헐떡이며 사슴 바로 뒤까지 쫓아왔어요. 사슴은 그제야 눈물을 글썽이며 생각했죠. "아아, 내가 못생겼다고 불평했던 다리는 나를 살려주려고 했는데, 내가 그렇게 자랑스러워했던 멋진 뿔 때문에 결국 잡히게 되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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