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비와 뱀

    이솝 우화
    햇살 좋은 어느 봄날, 작은 제비 한 마리가 있었어요. 제비는 아기들을 낳아 기를 안전한 집을 찾고 있었죠.
    "어디에 집을 지으면 좋을까?"
    제비는 두리번거리다가 마을에서 가장 크고 튼튼해 보이는 건물 지붕 밑을 발견했어요. 그곳은 사람들이 모여서 중요한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었고, 모두가 규칙을 잘 지키는 곳처럼 보였어요.
    "그래, 여기라면 내 아기들이 안전할 거야!"
    제비는 부지런히 흙과 지푸라기를 물어다 예쁜 둥지를 만들었어요. 얼마 뒤, 둥지 안에는 귀여운 아기 제비들이 태어났죠. 엄마 제비는 아기들에게 맛있는 벌레를 물어다 주며 정성껏 돌보았어요.

    그러던 어느 날이었어요. 스르륵, 스르륵. 커다란 뱀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뱀은 배가 고팠는지 제비 둥지를 향해 천천히 기어 올라갔어요.
    "짹짹! 짹짹!"
    아기 제비들은 무서워서 울었지만, 엄마 제비는 먹이를 구하러 잠시 자리를 비운 뒤였어요.
    뱀은 날름거리며 둥지 안으로 들어가, 아, 어떡해요! 아직 날지도 못하는 아기 제비들을 한 마리씩 꿀꺽 삼켜 버렸어요.

    먹이를 가득 물고 돌아온 엄마 제비는 텅 빈 둥지를 보고는 깜짝 놀랐어요.
    "내 아가들! 내 아가들이 어디 갔지?"
    엄마 제비는 너무 슬퍼서 눈물을 뚝뚝 흘리며 둥지 주위를 빙빙 날아다녔어요.
    그때, 그 모습을 지켜보던 옆집 참새가 안타까운 듯 말했어요.
    "쯧쯧, 제비야. 너는 이곳이 마을에서 가장 규칙을 잘 지키고 안전한 곳이라고 생각해서 둥지를 틀었겠지. 그런데 바로 그런 곳에서 이렇게 끔찍하고 억울한 일을 당했구나."
    엄마 제비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곳에서 가장 큰 슬픔을 겪었으니까요. 엄마 제비의 울음소리만 슬프게 울려 퍼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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