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이와 민준이는 아주 친한 친구였어요. 어느 날, 둘은 신나는 여행을 떠나기로 했죠.
"민준아, 우리 여행 중에 무슨 일이 생기면 꼭 서로 도와주기로 약속하자!" 지원이가 말했어요.
"물론이지, 지원아! 우리는 최고의 친구잖아!" 민준이도 활짝 웃으며 대답했어요.

숲 속 길을 한참 걷고 있을 때였어요. 갑자기, 커다란 곰 한 마리가 으르렁거리며 나타났어요!
"곰이다!"
민준이는 그 말을 듣자마자 재빨리 옆에 있던 큰 나무 위로 휙 올라가 버렸어요. 하지만 지원이는 나무를 잘 못 탔어요. 어쩔 줄 몰라 하던 지원이는 예전에 할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곰은 죽은 동물은 건드리지 않는다더라.'
지원이는 얼른 땅바닥에 납작 엎드려 숨을 꾹 참았어요. 죽은 척한 거예요.

곰은 지원이에게 다가와 킁킁 냄새를 맡았어요. 귀에도 코를 대보고, 몸 여기저기를 살폈지만, 지원이는 꼼짝도 하지 않았죠.
곰은 '에이, 정말 죽었나 보다' 생각하고는 어슬렁어슬렁 숲 속으로 사라졌어요.

곰이 가자 민준이가 나무에서 스르륵 내려왔어요. 그리고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이 지원이에게 물었어요.
"지원아, 괜찮아? 와, 정말 아슬아슬했다! 그런데 곰이 네 귀에 대고 뭐라고 속삭이는 것 같던데, 무슨 말 했어?"

지원이는 천천히 일어나 민준이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응, 곰이 나한테 아주 중요한 걸 알려줬어."
"정말? 뭔데?"
"위험할 때 자기만 살겠다고 도망가는 친구랑은 다시는 여행하지 말라고 했어."

1303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