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들의 똑똑한 심부름꾼, 헤르메스가 어느 날 문득 궁금해졌어요.
"음, 사람들은 나를 얼마나 대단하게 생각할까? 내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알아봐야겠어!"
헤르메스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도록 모습을 살짝 바꾸고, 땅으로 내려와 조각가의 가게에 들어갔어요. 가게 안에는 멋진 조각상들이 가득했어요.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가장 크고 위엄 있는 제우스 신의 조각상이었죠.
헤르메스가 조각가에게 물었어요. "와, 정말 멋진 제우스 신 조각상이네요! 이건 얼마인가요?"
조각가가 대답했어요. "아, 그건 금화 열 닢입니다. 최고의 신이시니까요."

"오호, 그렇군요." 헤르메스는 고개를 끄덕였어요.
그 옆에는 아름다운 헤라 여신의 조각상도 있었어요.
"그럼 저 헤라 여신상은요?"
"그것도 금화 열 닢이지요. 하지만 제우스 신상을 사시면 조금 깎아드릴 수 있습니다." 조각가가 친절하게 말했어요.

헤르메스는 속으로 생각했어요. '제우스 신과 헤라 여신이 각각 열 닢이라... 나는 신들의 중요한 소식을 전하고, 재치도 넘치니까 내 조각상은 훨씬 더 비싸겠지? 어쩌면 스무 닢은 할 거야!'
기대에 부푼 헤르메스는 가게 한쪽에 있는 자기 자신의 조각상을 가리키며 물었어요. 날개 달린 모자와 신발을 신은 바로 그 모습이었죠!
"그럼 이 헤르메스 신 조각상은 얼마에 주실 건가요? 이분은 신들의 심부름꾼이고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시잖아요!"

그러자 조각가가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손님, 만약 저 제우스 신상과 헤라 여신상을 모두 사신다면요, 이 헤르메스 조각상은 덤으로 그냥 드리겠습니다!"

헤르메스는 얼굴이 빨개졌어요. 자기가 생각했던 것만큼 사람들이 자신을 대단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았거든요.
아무 말도 못 하고 조각가게를 슬그머니 빠져나온 헤르메스는 그 뒤로 너무 뽐내지 않으려고 노력했답니다.

1977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