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양이와 닭과 쥐

    이솝 우화
    세상 구경을 처음 나선 아기 생쥐가 있었어요. 굴 밖은 정말 신기한 것들로 가득했어요. 아기 생쥐는 폴짝폴짝 뛰어다니며 주위를 둘러보았죠.

    그때, 아주 멋지고 이상하게 생긴 동물을 만났어요. 머리 위에는 빨갛고 멋진 왕관 같은 볏이 있었고, 목에는 기다란 수염 같은 것이 달려 있었어요. 온몸은 알록달록 예쁜 깃털로 덮여 있었고, 큰 소리로 "꼬끼오!" 하고 노래를 불렀죠. 아기 생쥐는 그 모습이 조금 무섭기도 했지만, 왠지 친해지고 싶었어요.

    조금 더 가보니, 이번에는 아주 부드럽고 조용해 보이는 동물을 만났어요. 그 동물은 예쁜 털옷을 입고 있었고, 눈은 반짝반짝 빛났어요. 살금살금 걷는 모습이 아주 우아해 보였죠. 가끔 "야옹~" 하고 부드럽게 울기도 했어요. 아기 생쥐는 그 동물이 너무나 상냥하고 착해 보여서 금방이라도 다가가 말을 걸고 싶었어요. 하지만 왠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려서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어요.

    아기 생쥐는 집으로 돌아와 엄마 생쥐에게 오늘 만난 두 동물에 대해 신나게 이야기했어요.
    "엄마, 오늘 머리에 빨간 왕관을 쓴 동물을 봤어요! 목소리는 엄청 컸지만, 왠지 멋있었어요!"
    "그리고요, 아주 부드러운 털을 가진 예쁜 동물도 봤어요. 정말 착해 보였는데, 이상하게 가까이 가기가 무서웠어요."

    엄마 생쥐는 아기 생쥐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고는 부드럽게 말했어요.
    "아가야, 네가 처음 본 그 시끄럽고 요란한 동물은 수탉이란다. 겉모습은 요란해도 우리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하지만 네가 두 번째로 본 그 조용하고 부드러워 보이는 동물, 그게 바로 고양이란다. 고양이는 겉으로는 상냥해 보이지만, 우리 생쥐들에게는 아주 무서운 존재란다. 네가 무서움을 느낀 건 아주 당연한 거야."
    엄마 생쥐는 말을 이었어요. "그러니 아가야, 겉모습만 보고 모든 것을 판단해서는 안 된단다. 조용하고 아름다운 것이 항상 안전한 것은 아니고, 시끄럽고 이상해 보이는 것이 항상 위험한 것도 아니란다."

    아기 생쥐는 엄마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어요. 겉모습만으로는 모든 것을 알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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