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늑대와 마른 개

    이솝 우화
    배고픈 늑대 한 마리가 터벅터벅 숲길을 걷고 있었어요. "아, 배고파. 뭐 맛있는 거 없나?" 늑대는 두리번거렸죠.

    그때, 저쪽에서 비쩍 마른 개 한 마리가 나타났어요. 뼈만 앙상하게 남아서 힘없이 걷고 있었죠.
    늑대는 군침을 꿀꺽 삼켰어요. "옳지! 오늘 저녁은 저 녀석이다!"
    늑대가 개에게 달려들려고 하자, 개가 깜짝 놀라며 말했어요.
    "잠깐만요, 늑대님! 지금 저는 너무 말라서 맛이 없을 거예요. 뼈밖에 없다니까요!"
    늑대는 멈칫했어요. 정말 개는 너무 말라 보였거든요.
    개가 얼른 말을 이었어요. "며칠 뒤에 저희 주인님이 결혼식을 하거든요. 잔치가 크게 열릴 거예요. 그때 맛있는 음식을 실컷 먹고 살이 통통하게 오를 테니, 그때 다시 찾아오세요. 훨씬 더 맛있을 거예요!"
    늑대는 잠시 생각했어요. '음... 통통한 개가 더 맛있긴 하겠지?'
    "좋아! 그럼 며칠 뒤에 다시 오겠다! 꼭 살쪄 있어야 한다!" 늑대는 침을 한번 더 삼키고는 돌아섰어요.

    며칠 후, 늑대는 약속대로 개를 찾아갔어요. 개가 말한 집 근처에 도착하니, 정말로 잔치가 끝난 듯 시끌벅적한 분위기가 남아 있었죠.
    늑대는 두리번거리며 개를 찾았어요. 그런데 개는 높은 집 지붕 위에 올라가 있었어요! 전보다 살도 좀 오른 것 같았죠.
    늑대가 아래에서 외쳤어요. "얘야, 이제 살이 좀 쪘니? 내려오렴!"
    개는 지붕 위에서 빙긋 웃으며 말했어요.
    "늑대님, 아직도 절 기다리고 계셨어요? 제가 그때 무서워서 한 말을 진짜로 믿으신 건 아니죠? 아마 한참 기다리셔야 할 거예요!"
    늑대는 그제야 자기가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투덜거리며 숲으로 돌아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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