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땔나무를 짊어진 노인

    이솝 우화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어느 여름날이었어요. 꼬부랑 허리를 한 할아버지가 지팡이를 짚고 산길을 터벅터벅 걷고 있었죠. 할아버지는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땔감을 구하러 가는 길이었어요. "에구, 힘들어. 하지만 땔감이 없으면 추운 겨울을 어떻게 보내나."

    한참을 걸어 겨우 마른 나뭇가지들을 모았어요. 그걸 밧줄로 꽁꽁 묶어 지게에 지려니, 아이고! 너무 무거워서 허리가 뚝 부러질 것 같았어요. 할아버지는 너무 힘들고 지쳐서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았어요. "아이고, 이놈의 팔자야! 이렇게 힘들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낫겠다! 저승사자님, 제발 저 좀 데려가세요!"

    바로 그때였어요! 어디선가 싸늘한 바람이 휙 불더니,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가 눈앞에 딱 나타난 거예요! 저승사자가 차분한 목소리로 물었어요. "할아버지, 저를 부르셨습니까? 제가 무엇을 도와드릴까요?"

    할아버지는 너무 놀라서 심장이 쿵쾅거렸어요. "아이고, 저승사자님! 제가 언제 불렀다고 그러세요?" 할아버지는 얼른 머리를 굴렸죠. "아, 그게 아니라요... 이 나뭇짐이 너무 무거워서 땅에 떨어뜨렸는데, 혼자서는 도저히 못 들겠어요. 혹시... 혹시 이 나뭇짐 좀 지게에 올려주시겠어요?"

    저승사자는 할아버지를 가만히 내려다보더니, 아무 말 없이 스르륵 사라졌어요. 할아버지는 그제야 "휴우" 하고 긴 한숨을 내쉬었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역시 사는 게 최고야!" 할아버지는 다시 끙끙거리며 나뭇짐을 지고 집으로 돌아갔어요. 이상하게도 아까보다는 나뭇짐이 조금 덜 무겁게 느껴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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