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부와 그의 아들들

    이솝 우화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어느 시골 마을에 한 농부가 살았어요. 농부에게는 아들들이 여럿 있었는데, 이 아들들은 일하는 것보다 노는 것을 더 좋아했고, 만나기만 하면 서로 잘났다고 다투기 일쑤였죠.

    시간이 흘러 농부는 나이가 많아지고 몸도 약해졌어요. 이제 곧 세상을 떠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자, 농부는 아들들을 조용히 불렀어요.
    "얘들아, 내가 너희에게 아주 중요한 비밀을 하나 알려주려고 한다."
    아들들은 귀가 솔깃해졌어요. "비밀이요, 아버지?"
    "그래. 우리 포도밭 어딘가에 내가 아주 귀한 보물을 숨겨 두었단다. 내가 없거든 그 보물을 꼭 찾아보거라."
    이 말을 남기고 농부는 조용히 눈을 감았어요.

    아버지의 장례를 치른 후, 아들들은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보물을 떠올렸어요.
    "아버지가 포도밭에 보물을 숨겨두셨다고 했지?"
    "그래! 어서 가서 찾아보자!"
    아들들은 삽과 괭이를 들고 포도밭으로 달려갔어요. 그들은 서로 더 많은 보물을 차지하려고 경쟁하듯 땅을 파기 시작했어요.
    "이쪽일 거야!" "아니야, 저쪽 포도나무 아래가 틀림없어!"
    아들들은 포도밭 구석구석을 파헤쳤어요. 아침부터 저녁까지 땀을 뻘뻘 흘리며 땅을 팠지만, 금은보화 같은 보물은커녕 낡은 항아리 조각 하나 나오지 않았어요.
    며칠 동안 포도밭 전체를 다 뒤졌지만 보물은 보이지 않았죠. 아들들은 지치고 실망했어요.
    "아버지가 우리를 골탕 먹이신 걸까?" 한 아들이 투덜거렸어요.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어요. 아들들이 보물을 찾느라 온통 파헤쳐 놓은 포도밭 흙이 아주 부드럽고 기름지게 변한 거예요. 그 해 가을, 포도나무에는 예년보다 훨씬 더 많은 포도가 탐스럽게 주렁주렁 열렸답니다. 포도를 팔아 아들들은 아주 큰 돈을 벌 수 있었어요.

    그제야 아들들은 깨달았어요.
    "아하! 아버지께서 말씀하신 '보물'은 바로 우리가 힘을 합쳐 땀 흘려 일한 결과, 이 풍성한 포도였구나!"
    아들들은 아버지의 깊은 뜻을 알게 되었고, 그 후로는 서로 다투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며 포도밭을 더욱 정성껏 가꾸었답니다. 그리고 해마다 풍성한 수확이라는 진짜 보물을 얻으며 행복하게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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