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자와 곰과 여우

    이솝 우화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어느 날이었어요.
    배고픈 사자 한 마리와 커다란 곰 한 마리가 숲 속에서 거의 동시에 맛있어 보이는 아기 사슴 한 마리를 발견했어요.

    "내가 먼저 봤어! 이건 내 거야!" 사자가 으르렁거렸어요.
    "아니야, 내가 먼저 찜했어! 내 거라고!" 곰도 지지 않고 소리쳤죠.

    사자와 곰은 아기 사슴을 서로 차지하려고 아주 세게 싸우기 시작했어요. 으르렁! 쾅쾅! 발톱으로 할퀴고, 이빨로 물고, 서로 밀치며 한참을 싸웠답니다.

    얼마나 세게 싸웠는지, 둘 다 너무너무 지쳐 버렸어요. 숨을 헐떡이며 둘 다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죠. 이제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힘도 없었어요.

    그때, 이 모든 것을 나무 뒤에 숨어 몰래 지켜보고 있던 약삭빠른 여우 한 마리가 있었어요. 여우는 '지금이 기회다!' 생각하고 살금살금 다가갔어요. 그리고 사자와 곰이 지쳐서 꼼짝도 못 하는 사이에 아기 사슴을 잽싸게 물고는 숲 속으로 쌩 하고 달아나 버렸답니다.

    조금 뒤, 겨우 정신을 차린 사자가 말했어요. "아이고... 우리가 이렇게 바보같이 싸우는 동안, 저 여우가 아기 사슴을 다 가져가 버렸네."
    곰도 한숨을 푹 쉬며 말했어요. "그러게 말이야. 힘만 잔뜩 쓰고, 결국 아무것도 못 얻었잖아."

    사자와 곰은 서로를 쳐다보며 후회했지만, 아기 사슴은 이미 여우의 맛있는 저녁 식사가 된 후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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