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그림 동화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예쁜 마을에, 성격이 아주 다른 두 농부가 살고 있었어요.
한 농부는 아주 큰 부자였지만, 마음씨가 고약하고 욕심이 많았어요. 이웃에게 나눠주는 법도 몰랐죠. 다른 농부는 비록 가난했지만, 마음이 비단결처럼 곱고 누구에게나 친절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욕심쟁이 부자 농부가 세상을 떠났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날 밤부터 부자 농부의 무덤 근처에서 으스스한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어요. 마치 무시무시한 악마가 찾아온 것처럼요! 마을 사람들은 모두 무서워 벌벌 떨었지만,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어요.
마음씨 착한 가난한 농부는 밤마다 들려오는 소리에 잠 못 이루는 마을 사람들과, 죽어서도 편히 쉬지 못하는 부자 농부가 불쌍했어요. "내가 밤새 무덤을 지켜줘야겠다." 농부는 큰 용기를 내어 결심했어요.
첫 번째 밤, 농부가 무덤 옆에 앉아 있자 정말로 커다란 검은 그림자가 스르륵 나타났어요. 바로 악마였죠! 악마는 "크르릉!" 하고 무서운 소리를 냈지만, 농부는 꿋꿋하게 앉아 말했어요. "여긴 네가 올 곳이 아니야! 썩 물러가!" 농부의 용감한 모습에 악마는 깜짝 놀라 어둠 속으로 슬그머니 사라졌어요.
두 번째 밤, 악마는 더 잔뜩 화가 나서 나타났어요. 차가운 바람이 쌩쌩 불고, 나뭇가지가 으스스하게 흔들렸죠. 악마는 더 큰 소리로 "네가 감히 날 막아?" 하고 소리쳤어요. 하지만 농부는 두 눈을 똑바로 뜨고 외쳤어요. "어림없다! 다시는 오지 마!" 악마는 농부의 굳센 마음에 또다시 물러날 수밖에 없었어요.
마지막 세 번째 밤이 되었어요. 악마는 정말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나타나 농부를 향해 달려들 것처럼 위협했어요. "오늘이야말로 너를 혼내주고 말 테다!" 농부는 조금 지치기도 했지만, 마지막 힘을 내어 소리쳤어요. "나는 착한 마음으로 이곳을 지키고 있다! 너는 절대 이길 수 없어!" 농부의 목소리는 작았지만, 그 안에는 아주 큰 힘이 담겨 있었죠. 결국 악마는 "으악!" 하는 비명을 지르며 연기처럼 사라져 버렸고,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답니다.
그 후, 부자 농부의 무덤은 조용해졌고, 사람들은 부자 농부도 이제 편히 쉴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어요. 그리고 정말 놀랍게도, 마음씨 착한 농부는 얼마 뒤 부자 농부가 몰래 숨겨두었던 반짝이는 보물 상자를 발견하게 되었답니다! 농부는 갑자기 부자가 되었지만, 예전처럼 여전히 친절하고 어려운 이웃을 도우며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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