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밀 이삭 이야기

    그림 동화
    하늘이 맑고 땅이 기름지던 아주 오랜 옛날,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풍요로웠어요. 특히 옥수수는 얼마나 알찼는지 몰라요. 줄기 맨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노란 옥수수 알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었답니다. 사람들은 그 옥수수 덕분에 배불리 먹고 행복하게 살았죠.

    어느 날, 한 아주머니가 옥수수밭 옆을 지나가고 있었어요. 황금빛으로 잘 익은 옥수수 이삭 하나가 바람에 살짝 흔들리더니, 옥수수 알 몇 개가 땅으로 톡, 톡, 떨어졌어요.
    아주머니는 그걸 보고 무심코 중얼거렸어요. "아이고, 저렇게 땅에 떨어져서 아무도 못 먹게 될 거라면, 차라리 안 열리는 게 낫겠네!"

    그런데 이 말을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똑똑히 들으셨답니다. 하느님은 아주머니의 감사할 줄 모르는 마음에 조금 실망하셨어요.
    "음, 그렇게 생각한다면 소원대로 해주지." 하느님은 조용히 말씀하셨어요. "앞으로는 옥수수 줄기에 열매가 하나도 열리지 않을 것이다!"

    그날부터 정말 신기하게도 옥수수 줄기에는 아무것도 열리지 않았어요. 옥수수밭은 텅 비어 버렸고, 사람들은 점점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어요. 그제야 사람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큰 복을 누리고 있었는지 깨달았죠.
    모두들 무릎을 꿇고 하느님께 빌었어요. "하느님, 저희가 잘못 생각했어요. 다시 옥수수를 먹을 수 있게 해주세요. 작은 것 하나라도 감사히 여기겠습니다!"

    하느님은 사람들의 간절한 기도를 들으시고 마음이 조금 움직이셨어요. 하지만 예전처럼 풍성하게 돌려주시지는 않았죠.
    "좋다. 너희의 기도를 들어주겠다. 하지만 앞으로 옥수수는 줄기 맨 꼭대기에만 조금씩 열릴 것이다. 그래야 너희도, 하늘을 나는 작은 새들도 조금이나마 나누어 먹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그래서 오늘날 우리가 보는 옥수수는 줄기 맨 위쪽에만 알알이 열리게 되었답니다. 옛날처럼 아래까지 가득 차 있지는 않지만, 사람들은 그 옥수수마저도 소중히 여기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게 되었대요. 그리고 작은 새들도 옥수수 알을 쪼아 먹으며 함께 살아갈 수 있게 되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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