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못 속의 물요정
그림 동화
낡은 방앗간이 삐걱거렸어요. 마치 방앗간 주인 아저씨의 한숨 소리 같았죠. 아저씨는 돈도 다 떨어지고, 먹을 것도 없어서 너무너무 슬펐어요.
어느 날, 방앗간 옆 연못가에 앉아 시름에 잠겨 있는데, 갑자기 물속에서 예쁜 요정이 쏙 나타났어요. "안녕하세요, 방앗간 아저씨! 제가 도와드릴까요?" 물요정이 반짝이는 눈으로 말했어요. "제가 아저씨를 부자로 만들어 드릴게요. 대신, 아저씨 집에 지금 막 태어난 것을 저에게 주셔야 해요."
방앗간 아저씨는 '음, 강아지나 고양이가 태어났나 보다!' 생각하고 덥석 약속했어요. "좋아요, 요정님! 그렇게 해주세요!"
집에 돌아오니, 아내가 예쁜 아기를 낳았지 뭐예요! 아저씨는 깜짝 놀랐지만, 이미 물요정과 약속을 해버렸어요. 아저씨는 부자가 되었지만, 마음은 늘 무거웠죠.
시간이 흘러 아기는 씩씩한 청년이 되었고, 활도 잘 쏘는 사냥꾼이 되었어요. 그리고 마음씨 착하고 똑똑한 아가씨와 결혼도 했답니다. 청년은 물요정과의 약속에 대해서는 전혀 모르고 있었죠.
어느 날, 청년이 연못 근처에서 멋진 사슴을 발견하고 활을 쏘았어요. 사슴이 연못으로 풍덩 빠졌죠. 청년이 사슴을 꺼내려고 물에 손을 넣자, 갑자기 물요정이 나타나 청년을 물속으로 휙 끌고 들어갔어요! "약속한 것을 데리러 왔어요!"
아내는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연못가로 달려갔어요. 남편의 사냥 모자만 둥둥 떠 있는 것을 보고 엉엉 울었죠. 그때, 지혜로운 할머니 한 분이 나타나 말했어요. "아가씨, 너무 슬퍼 말아요. 내가 방법을 알려줄게요."
할머니는 말했어요. "보름달이 뜨는 밤에 황금 빗으로 머리를 빗고 빗을 연못가에 두세요." 아내는 할머니 말대로 했어요. 그러자 남편의 머리가 살짝 보였다가 사라졌어요.
다음 보름달 밤, 할머니는 다시 말했어요. "이번에는 황금 피리를 불고 피리를 연못가에 두세요." 아내가 황금 피리를 불자, 남편이 허리까지 물 밖으로 나왔다가 다시 사라졌어요.
그 다음 보름달 밤, 할머니는 또 말했어요. "황금 물레로 실을 잣고 물레를 연못가에 두세요." 아내가 황금 물레로 실을 잣자, 드디어 남편이 물 밖으로 완전히 나왔어요!
하지만 화가 난 물요정이 큰 파도를 일으켜 두 사람을 멀리멀리 떼어놓았어요. 두 사람은 서로를 찾아 오랫동안 헤매고 다녔어요. 그러다 어느 날, 양치기가 된 남편과 꽃밭을 가꾸는 아내가 우연히 다시 만났답니다! 처음에는 서로 알아보지 못했지만, 곧 서로를 알아보고 기뻐서 춤을 추었어요.
그 후로 두 사람은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다시는 그 연못 근처에는 가지 않았대요!
1205 조회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