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마우지와 후투티
그림 동화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날, 연못가에서 두 새 친구가 만났어요. 한 친구는 목이 길고 까만 깃털을 가진 가마우지였고, 다른 친구는 머리에 멋진 깃털 왕관을 쓴 후투티였죠.
가마우지가 뽐내며 말했어요. "이봐, 후투티! 오늘 내가 얼마나 많은 물고기를 잡는지 구경이나 하라고!"
후투티도 지지 않고 대답했어요. "흥, 두고 보면 알겠지! 나도 물고기 잡는 데는 한가닥 한다고!"
"좋아! 그럼 우리 내기할까?" 가마우지가 제안했어요. "해가 질 때까지 누가 더 많은 물고기를 잡는지 말이야!"
후투티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어요. "좋아! 하지만 그냥 많이 잡는 것보다, 누가 더 크고 실한 물고기를 잡는지로 정하는 건 어때?"
가마우지는 코웃음을 쳤어요. "에이, 그게 무슨 소리야. 당연히 숫자가 많아야 최고지!"
후투티는 단호하게 말했어요. "아니야, 아무리 작아도 여러 마리보다는 크고 좋은 물고기 한 마리가 훨씬 낫다고!"
둘은 서로 자기가 옳다고 다투다가, 결국 숲에서 가장 지혜로운 부엉이 아저씨에게 가서 물어보기로 했어요.
"좋아, 그럼 부엉이 아저씨께 여쭤보자!"
가마우지는 "휙!" 하고 물속으로 뛰어들어 순식간에 작은 물고기들을 여러 마리 잡아 올렸어요. "이것 봐! 벌써 이렇게나 많이 잡았다고!" 가마우지는 신이 나서 외쳤죠. 물고기들은 작았지만, 금세 한 무더기가 되었어요.
반면 후투티는 연못가를 천천히 거닐며 물속을 유심히 살폈어요. 한참을 기다린 끝에, 후투티는 번개처럼 물속으로 쏜살같이 날아들어 아주 크고 통통한 물고기 한 마리를 물고 나왔어요. "자, 이것 봐! 내 물고기가 훨씬 크고 멋지지?"
해가 뉘엿뉘엿 지자, 둘은 부엉이 아저씨를 찾아갔어요.
가마우지는 작은 물고기 더미를 보여주며 자랑했어요. "부엉이 아저씨, 제가 이렇게나 많이 잡았어요! 제가 이겼죠?"
후투티는 조용히 자신의 크고 실한 물고기 한 마리를 내밀었어요.
부엉이 아저씨는 두 새가 잡아온 물고기들을 찬찬히 살펴보았어요. 그리고는 천천히 입을 열었죠.
"흠... 가마우지는 참 부지런하구나. 작은 물고기를 정말 많이 잡았어. 하지만 후투티는 아주 크고 훌륭한 물고기를 잡았네."
부엉이 아저씨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어요. "때로는 많은 양보다 좋은 품질 하나가 더 중요하단다. 이 경우에는 후투티의 크고 실한 물고기 한 마리가 더 값지구나. 그래서 오늘의 승자는 후투티다!"
가마우지는 얼굴이 새까맣게 변할 정도로 부끄럽고 화가 났어요. "흥! 말도 안 돼!" 가마우지는 소리치고는 연못으로 첨벙 뛰어들어 다시는 물 밖으로 잘 나오지 않으려고 했대요. 그래서 지금도 가마우지는 물속에서 물고기 잡는 것을 아주 좋아하고, 물가 바위에서 오랫동안 젖은 날개를 말리곤 한답니다.
한편, 후투티는 너무나 기뻐서 머리에 쓰고 있던 멋진 깃털 왕관이 더욱 활짝 펴졌어요. 마치 승리의 기쁨을 뽐내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래서 지금도 후투티는 머리에 아름다운 깃털 장식을 하고 숲 속을 자랑스럽게 날아다닌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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